[프리스타일] 한국인은 왜 행복을 느끼지 못할까

이상원 기자 2022. 5. 31.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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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왜 불행할까? 독일 저널리스트 안톤 숄츠 기자는 한국에 20년 살며 생각했다.

최근 펴낸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은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다.

"음 독일은 사람들이 서로 그냥 믿어요. 한국인은 서로 별로 안 믿는 것 같아요."

독일 기자의 눈에는 한국도 이렇게 보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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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프리스타일]
한국에서 20년째 지내고 있는 독일 출신 언론인 안톤 숄츠 씨.​​​​​​​ⓒ시사IN 윤무영

한국인은 왜 불행할까? 독일 저널리스트 안톤 숄츠 기자는 한국에 20년 살며 생각했다. 최근 펴낸 〈한국인들의 이상한 행복〉은 이 질문에 대한 나름의 해석이다.

광주에서 만난 숄츠 기자는 나쁜 교육제도, 지나친 경쟁, 개개인의 욕심 등을 꼽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대목은 그가 책에 쓴 내용을 모두 이야기한 뒤 문득 내뱉은 말이었다. “음… 독일은 사람들이 서로 그냥 믿어요. 한국인은 서로 별로 안 믿는 것 같아요.”

해외에는 함부로 택시를 탈 수 없는 나라가 있다. 길에서 잡아타는 차는 기사가 부르는 게 값이다. 현지 사정에 밝은 사람들은 조금 기다리더라도 ‘우버’ 같은 앱만 써야 한다고 신신당부한다. 현지인들은 아무 택시나 잡아 타는 관광객을 바보 취급한다. 하지만 바가지에 당한 관광객도 그 나라를 좋게 보지는 않는다.

독일 기자의 눈에는 한국도 이렇게 보이는 듯했다. 독일에서 잘 돌아가는 몇몇 제도를 한국은 쉽게 도입하기 어렵다. 서로 믿는다는 전제가 바탕이기 때문이다. 불신은 사회갈등도 유발한다. 남성과 여성, 청년과 노인이 빈약한 근거를 쥐고 서로 의심한다. 상대가 언제든 ‘구밀복검’할 수 있다고 여기면 토론도 원활치 않다. 시사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만 주로 논한다. 어떤 정보를 믿을지 구성원 간 합의가 안 된다. 기성 언론 기사가 사실을 호도한다고 보는 사람이 있는 한편, 뉴미디어가 가짜뉴스의 온상이라고 여기는 이도 있다.

인터뷰 중 ‘한국인’ 대신 ‘우리’라는 표현을 자주 쓴 숄츠 기자는 답답한 듯 보였다. 각자 욕심을 좀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면 상호 신뢰에 이를 수 있다고 했다. 물론 그도 ‘이제부터 서로 믿자’는 선언만으로 해소될 문제라고 보진 않는다.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이 필요하다.

인터뷰가 끝나고 각기 다른 성토로 가득한 SNS 타임라인을 훑어보자 다른 의문이 생겼다. 정말 우리 중 다수는 서로 신뢰하고, 평화롭게 소통하길 원할까? 불신과 대립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생각보다 적잖은 것 아닐까.

이상원 기자 prodeo@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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