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z 톡] 쿠팡의 자체배송에 택배업계 안절부절

성유진 기자 2022. 5. 3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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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로켓배송·물류사업 확대
한진택배는 연간 물량 8% 줄어
서울 시내의 주차장에 쿠팡 배송트럭이 주차돼 있다. /뉴스1

국내 택배 업계 2위 한진이 최근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그간 매월 700만건 이상의 물량을 맡겨오던 쿠팡이 해당 물량의 절반 이상을 자체 배송으로 돌리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당장 전국택배노조 한진본부가 기자회견을 열어 “한진택배 배송 물량 중 쿠팡 물량이 대량으로 이탈하고 있다”며 “한진이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6월부터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할 정도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쿠팡은 그간 배송 물량 일부를 한진택배와 CJ대한통운 등에 위탁해왔습니다. 군 단위 지역까지 모두 자체 배송으로 감당할 수는 없었던 탓입니다. 하지만 최근 물류센터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배송 기사를 늘리면서 위탁 물량을 자사 물량으로 돌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한진의 경우 한 달 700만건 이상의 쿠팡 물량을 배송해왔는데 이 가운데 370만건을 쿠팡 자체 배송으로 돌리기로 했습니다. 이는 한진 전체 물량의 7~8%에 달합니다. 한진은 “대형 고객사를 유치해 급감한 물량을 만회하고 쿠팡과도 계속 협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쿠팡은 조 단위의 적자를 내가면서도 전국 곳곳에 배송망을 깔아 왔습니다. 부산·청주·김해·창원·완주를 비롯해 전국 10개 넘는 지역에 물류센터를 계획하고 있고, 30여 도시에 100여 개 물류센터를 운영 중입니다. 이런 인프라는 기존 물류 업계를 위협할 정도가 됐습니다. 업계에선 쿠팡이 미국 아마존처럼 다른 업체의 물류를 대행해주는 사업으로 수익 창출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실제로 쿠팡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는 작년 1월 국토교통부에서 화물차 운송 사업자 자격을 취득하며 택배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고 배송 기사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제트배송’이라는 물류 대행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쿠팡이 물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면 기존 택배 시장을 상당 부분 잠식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진 사례는 그 예고편인 셈입니다. 아마존의 경우 물류 대행 물량이 급증하며 이미 배송량이 택배 업계 3위 페덱스를 넘었고, 2위 UPS와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왔습니다. 급성장하는 온라인 시장에서 배송 시장을 장악하는 쪽은 어느 쪽이 될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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