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기 싫을 때 힘 솟게 하는 '마법의 주문'[핫피플의 마음처방]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2022. 5. 31.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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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이웃 아주머니가 주치의의 권고로 운동을 시작했다.
동네 산책 중 마주친 다른 이웃이 인사를 건네자 아주머니는 축 처진 목소리로 "나는 걸어야만 해요(I have to walk)"라고 했다.
그 아주머니의 건강 상태가 더 나빴다면 이렇게 걸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드디어 일을 할 수 있게 됐구나!(I finally get to work!) 사실 몸 상태는 그 전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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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상태가 좋지 않은 이웃 아주머니가 주치의의 권고로 운동을 시작했다. 동네 산책 중 마주친 다른 이웃이 인사를 건네자 아주머니는 축 처진 목소리로 “나는 걸어야만 해요(I have to walk)”라고 했다. 그러자 돌아온 대답. “아니에요. 걸어야만 하는 게 아니라 걸을 수 있어 다행인 거예요.(No, Ma’am. You don’t have to walk. You get to walk.)”
그 말을 듣고 나는 무릎을 쳤다. 그 아주머니의 건강 상태가 더 나빴다면 이렇게 걸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걷을 수 있어서, 걸을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말하는 것이 맞다.
정신치료법 중에 인지행동치료라는 것이 있다. 생각(인지)이 감정의 변화를 일으키고 그에 따라 행동이 변한다는 논리로, 생각을 바꿔 감정과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치료법이다. 꾹 참고 억지로 하고 있는 일들에 ‘have to’ 대신 ‘get to’를 붙이면 괴롭던 감정이 즐겁게 바뀌고 행동의 변화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소아정신과 의사로서 보람차게 일한 편이라고 자부하지만, 출근이 늘 즐거웠던 것은 아니다. 내가 몸담고 있던 병원엔 중환자들이 많았고, 이사를 하는 바람에 1시간 이상 운전을 해서 출근을 해야 했다. 자연히 퇴근 후 충전하지 못한 채 다시 출근하는 날이 반복됐고, 그러던 중 병이 시작돼 아예 근무가 불가능해졌다.
이를 악물고 치료를 받는 동안 내 머릿속엔 ‘병원으로 돌아가 환자를 봐야 한다’는 생각만 가득했다. 일을 하지 못하면 내 존재 의미가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그래서 1년 정도 지나 병세가 조금 호전되자마자 일하러 갈 준비를 했다.
드디어 다시 출근하던 날, 고가도로를 넘어 서서히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빌딩 숲의 스카이라인이 눈에 들어왔다.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내가 드디어 일을 할 수 있게 됐구나!(I finally get to work!) 사실 몸 상태는 그 전보다 훨씬 좋지 않았다. 그 전과 비교해 바뀐 것은 나의 생각뿐이었다. 그 이후로 나는 힘든 일을 할 때 ‘get to’를 되뇐다.
지금 꼭 해야 하는데 정말로 하기 싫은 일이 있다면, 이 마법의 주문을 한 번 써보길 바란다. 살짝 미소를 머금고 “내가 이걸 할 수 있다니!”라고 소리 내어 말해 보자.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게 어디야’, ’일하러 갈 수 있는 게 어디야’. 그러면서 나의 기분과 감정에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해 보길 바란다. 계속 그 일이 하기 싫고 힘든지, 짜증 나고 억울했던 마음이 마치 마법처럼 눈 녹듯 사라지는지 말이다.
※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는 2020년 10월 유튜브 채널 ‘닥터지하고’를 개설해 정신건강 정보와 명상법 등을 소개하고 있다. 5월 기준 채널의 구독자 수는 약 8만2900만 명이다. 에세이 ‘마음이 흐르는 대로’의 저자이기도 하다. 지나영 교수의 ‘해야할 일을 즐겁게 하도록 하는 마법의 말’(https://www.youtube.com/watch?v=zkHJUXGBzkw) |
지나영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소아정신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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