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산 기장 덮친 '바다 사막화' 대책 시급하다

2022. 5. 3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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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 앞바다에 '갯녹음'(바다 사막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갯녹음은 연안 개발과 환경 오염, 과도한 채취, 기후 변화 등으로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로 뒤덮여 바위가 사막처럼 하얗게 변하는 생태계 파괴 현상이다.

해조류가 사라져가는 기장 앞바다에는 자원 멸종 위기감만 감돈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갯녹음 현상을 이대로 방치하면 2060년 국내 전 연안에서 바다 사막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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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류 없는 '죽음의 바다' 도래 임박..난개발, 과도한 자원 채취 등 자제를

부산 기장 앞바다에 ‘갯녹음’(바다 사막화) 현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갯녹음은 연안 개발과 환경 오염, 과도한 채취, 기후 변화 등으로 해조류가 사라지고 석회조류로 뒤덮여 바위가 사막처럼 하얗게 변하는 생태계 파괴 현상이다. 당장 바다숲 조성 등 대책을 시행하지 않으면 망가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한다. 서둘러 대처하기 바란다.

‘기장군 연안해역 해조자원 서식실태조사’ 용역 결과에 따르면, 두호 월전 대변 신암 서암 동암 공수 등 기장해역의 갯녹음 현상이 가장 많이 진행됐다. 해조류가 사라진 자리에 자라는 석회조류의 비율이 60~80%에 달한다. 초기(1기), 진행(2기), 심화(3기)로 구분하는 갯녹음 정도 기준 중 2기에 해당된다. 기장해역보다는 덜하지만 문동 문중 칠암 신평 동백 이동 이천 학리 등 일광해역도 1기(석회조류 비율 40~60%)와 2기 사이 상태에 이르렀다. 길천 월내 임랑 등 장안해역만 1기 단계다. 대부분의 해역이 갯녹음 열병을 앓고 있는 셈이다. 바다 생태계의 기본은 해조류다. 먹이사슬의 밑바탕을 이루는 해조류가 잘 자라야 종 다양성을 기대할 수 있다. 해조류가 사라져가는 기장 앞바다에는 자원 멸종 위기감만 감돈다.

시급한 대책은 바다숲 조성이다. 다행히 기장군이 올해 해양수산부가 공모한 해양인공구조물 개발 사업에 선정됐다. 2025년까지 약 97억 원이 투입되는 장기 프로젝트로, 인공구조물을 개발해 해조류를 이식하거나 착생하는 사업이다. 기장해역 특성에 맞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관건이다. 정부도 한국수산자원공단을 통해 바다숲 조성 사업을 벌이고 있다.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217곳에 2만6664㏊의 바다숲을 만들었다. 기장군은 수산자원공단의 노하우와 시행착오를 제대로 습득해야 한다. 현재 수산자원공단은 4년간 바다숲을 조성한 뒤 지자체에 넘기는데, 사후관리가 부실하다고 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200만 원의 예산만 편성한 채 사후관리를 방치하다시피 한 지자체의 행태가 문제로 불거지기도 했다.

어민들도 지나친 해조류 채취를 삼가야 한다. 전문가들은 “특정 해조류를 필요하다고 마구 뽑게 되면 갯녹음이 가속화된다”고 우려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갯녹음 현상을 이대로 방치하면 2060년 국내 전 연안에서 바다 사막화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1200㏊씩 갯녹음이 확대된다는 전제 하에서다. 해마다 서울 여의도 면적(260㏊)의 약 5배에 달하는 바다가 황폐해진다는 얘기다. 죽은 사람처럼 밑바닥이 하얗게 변한 바다에 둘러싸인다는 건 생각만 해도 섬뜩하다. 하지만 상상 밖의 일이 아니다. 순식간에 바다와 연안이 시커멓게 오염되는 기름유출사고를 숱하게 겪지 않았던가. 지금까지 그랬듯이 연안을 난개발하고, 해양자원을 함부로 채취한다면 2060년보다 더 빨리 바다 사막화의 비극이 도래할 수 있다. 대처가 늦을수록 그 시기는 앞당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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