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도설] 백범의 꿈과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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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폐막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박찬욱)을 받은 '헤어질 결심'과 남우주연상(송강호)을 받은 '브로커'는 모두 한국의 글로벌 콘텐츠 기업 CJ ENM이 투자와 배급을 맡은 영화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성과는 한국 영화계가 기획과 실행을 주도하면서, 한·중·일 영화인을 모아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한국 콘텐츠 기업은 판을 깔고 뒷일을 도맡아, 세계 굴지 영화제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을 쓸어 담은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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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폐막한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박찬욱)을 받은 ‘헤어질 결심’과 남우주연상(송강호)을 받은 ‘브로커’는 모두 한국의 글로벌 콘텐츠 기업 CJ ENM이 투자와 배급을 맡은 영화다.
‘헤어질 결심’은 중국 출신 명배우이자 ‘대륙 스타’ 탕웨이가 주연을 맡았다. 탕웨이는 한국 영화감독 김태용과 결혼한 뒤 ‘분당댁’이라는 정겨운 애칭으로 불리며 사랑받아왔다. 탕웨이는 2010~2015년 6년 연속 부산국제영화제(BIFF)에 참석했고 2012년 제17회 BIFF 땐 개막식 사회를 봤다. 탕웨이는 ‘헤어질 결심’에서 분당댁다운 한국어 솜씨로 박해일 이정현 등 출연진과 호흡을 맞췄다.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이지은) 이주영이 주연한 ‘브로커’는 일본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감독을 맡았다. 그는 2018년 ‘어느 가족’으로 제71회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을 비롯해 많은 영화제에서 숱한 상을 수상했다. BIFF를 계기로 한국 영화계와도 인연을 깊이 맺었다. 2010년 ‘공기인형’은 주연이 배두나였다. 2019년 제24회 BIFF는 그에게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을 수여하며 공로를 기렸다.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성과는 한국 영화계가 기획과 실행을 주도하면서, 한·중·일 영화인을 모아 역량을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한국 콘텐츠 기업은 판을 깔고 뒷일을 도맡아, 세계 굴지 영화제에서 감독상·남우주연상을 쓸어 담은 형국이다. 이들 다국적 영화인이 만나 허심탄회하게 교류하도록 장을 마련해 온 BIFF의 노력도 바탕에 깔렸다.
이름난 영화제에서 큰 상을 받는 건 어렵다. 보편성과 특수성을 다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 ‘기생충’ ‘미나리’ 등이 최근 몇 년 새 최고 반열 영화제에서 굵직한 수상 소식을 전해왔다. 급기야 올해 칸에서 한국 영화계는 ‘한·중·일’ 역량을 모아 세계에 통하는 작품을 만들어 내는 기획·실행력을 선보였다. 이는 한국 영화가 우연한 반짝 성공에 기댄 게 아니라 시스템이나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징표다.
무력을 쓴 것도 아니고 경제력을 과시하며 돈만 때려 부어 거둔 성과도 아니다. 보편성과 특수성을 아우르는 문화의 힘으로 대한민국은 요즘 이런 일을 해내고 있다. 백범 김구 선생의 ‘나의 소원’ 한 대목이 떠오른다. “지금 인류에게 부족한 것은 무력도 아니오, 경제력도 아니다.…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기획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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