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칼럼] 코로나 후유증이 뭐길래

국제신문 2022. 5. 3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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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앓고 나서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분이 많다. 코로나19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3월에 고생한 후 지금까지 몸이 개운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 쉽게 피로하고 식욕이 저하됐다는 분에서부터 잔기침과 인후통이 남아있는 분도 있고, 머리가 맑지 않거나 기억력이 저하되고 심지어 우울감이 있다는 분까지 다양하다. 이런 증상이 코로나19 때문인지 명확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분이 많다는 것은 관련성을 의심해볼 만한 일이다.

그림= 서상균 기자


코로나19를 앓고 나서 유독 많이 호소하는 증상이 바로 ‘브레인 포그(Brain Fog)’다. 증상의 이름처럼 머리에 안개가 낀 것같이 멍하면서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정식 질병명은 아니지만 다른 병의 부수적인 증상으로 종종 소개된 바가 있다. 학계에서 추정하기로는 코로나19로 인한 폭발적 염증 반응으로 뇌의 기능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의학 문헌에서도 머리가 맑지 않은 것을 ‘두불청(頭不淸)’이라 하여 여러 병의 증상으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마치 머릿속에 구름이 낀 듯한 느낌이라고 기재돼 있으며, 다양한 치료 사례도 기록돼 한의사에게 브레인 포그는 낯선 증상이 아니다.

브레인 포그 뿐만 아니라 모든 후유증은 코로나19라는 병으로부터 회복이 덜 된 상황이다. 후유증은 다양한 모습이지만 ‘불완전한 회복’이 핵심이다. 사람마다 약한 부분이 다르기에 코로나바이러스의 침범을 받은 후 회복되지 못하는 양상도 다양할 것이고, 이것을 집중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한의학적 치료의 강점이다.

조직회복력과 세포의 재생을 도와주는 황기, 혈류를 원활하게 하며 혈액의 구성성분을 보강해주는 당귀, 호흡기 조직에 남아있는 염증을 치료하는 금은화 등 다양한 약재가 후유증 치료에 쓰인다. 손상된 조직이 빨리 회복되도록 혈액의 흐름이 원활하게 하고, 공급되는 혈액 내의 다양한 면역성분이 충분하도록 보강하는 것이 한약의 기능이다. 침은 두통이나 가벼운 우울감 개선에 도움이 된다. 침을 통해 전기 자극을 가해주는 전침(電針) 치료가 우울감이나 기분저하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여러 논문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코로나 후유증이 의심되는 두통과 우울감에는 침 치료를 권장하는 편이며 2, 3주면 증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위와 같이 한의원의 일반적 치료를 받았는데도 개선이 되지 않는 증상이 있다면 종합병원의 신경과적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다. 브레인 포그 증상은 대부분 1년 안에 호전되지만 한의학적 치료를 2, 3개월 이상 받았음에도 기억력 저하, 인지 장애, 주의력 및 집중력 장애가 지속된다면 경도인지장애, 더 나아가 치매나 파킨슨의 전조증상일 수 있으니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하다.

현대의학의 과학적 검사와 치료, 한의학의 종합적 진단과 치료는 상호보완적이다. 현대 의학적 치료로 금방 나을 수 있는 병이라면 다행이지만, 다양한 과의 진료를 통해서도 낫지 않을 때는 한의학적 치료가 필요하다. 여러 부분의 상호복합적인 문제를 종합적으로 살펴서 치료하면 예상보다 빨리 호전되는 경우도 많다. 회사를 예로 들면 한 사람의 개인적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은 현대의학적 접근이 유용한 경우가 많고, 개인과 개인 간의 관계에 문제가 생긴 경우라면 한의학적 접근이 효과적일 때가 많다.

코로나19가 대유행일 때 ‘은교산(銀翹散)’이라는 한약제제 처방이 전국적으로 품귀 현상을 빚은 적이 있다. 한의원에 늘 있던 약인데 그제야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아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전국의 모든 한의원과 한방병원에는 여러분의 후유증을 치료할 수 있는 제2, 제3의 은교산이 숨어있으니 전국적 품귀 현상이 오기 전에 찾아가 보자. 알려지지 않았을 뿐, 후유증을 한방에 치료해줄 명약(名藥)이 멀리 있지 않다.

김영호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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