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층 이탈에.. TV홈쇼핑 업체들 'TV 탈출 작전'
매출 절반 넘는 수수료도 큰 부담
TV홈쇼핑 업체들의 ‘탈(脫) TV’가 가속화하고 있다. TV 방송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주고객층이었던 중장년층이 온라인 쇼핑으로 몰리면서 주력 판매 채널이던 TV 대신 유튜브 등 온라인·모바일 채널을 통한 라이브 커머스와 온라인, 백화점 판매 등으로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IPTV(인터넷TV)와 케이블 회사에 지불하는 방송 송출 수수료 부담이 방송 매출의 절반 수준으로 커진 것도 방송 의존도를 낮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TV에서 탈출하는 업체들
국내 1위 홈쇼핑 업체인 CJ온스타일은 지난 4월 고급 골프웨어 브랜드 ‘바스키아 브루클린’을 내놓으면서 자사 홈쇼핑 방송 채널로는 판매를 하지 않고 있다. 자사 고유 브랜드지만 주력인 홈쇼핑 대신 백화점 같은 오프라인 채널 위주로 판매하기로 한 것이다. 작년 4월 내놓은 친환경 캠핑 브랜드 ‘디어디어’도 홈쇼핑 대신 백화점과 온라인 위주로 판매한다. 작년 CJ오쇼핑이라는 사명을 CJ온스타일로 바꾼 것을 계기로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내세우면서 ‘탈TV’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4일 창립 21주년을 맞은 롯데홈쇼핑은 대표이사가 아예 ‘탈TV홈쇼핑’을 미래 전략으로 꼽았다. 이완신 대표는 이날 창립 행사에서 “새로운 도약을 위해 온라인 중심 미디어 커머스와 디지털 사업 등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 탈TV홈쇼핑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롯데홈쇼핑은 작년 모바일TV 전담 조직을 ‘라이브 커머스 부문’과 ‘미디어 사업 부문’으로 개편하고, 사내 벤처가 기획한 분홍색 곰 캐릭터 ‘벨리곰’ 전시 행사를 개최하는 등 캐릭터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유통 업계 최초로 온라인 쇼핑몰에 NFT(대체 불가능 토큰) 전문관을 열기도 했다.
현대홈쇼핑은 올해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판매할 새 브랜드를 기획·발굴할 사내 독립 기업을 설립했다. 자체적으로 기획한 브랜드를 SNS 등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판매하는 담당 조직이다. 현대홈쇼핑은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와 NFT 사업도 검토 중이다. GS샵·NS홈쇼핑 등 다른 홈쇼핑 업체들도 모바일 중심의 라이브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 이탈·송출 수수료 부담에 탈홈쇼핑 가속화
홈쇼핑 업계가 ‘탈홈쇼핑’에 몰두하는 이유는 주고객층이던 중장년층의 이탈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작년 8월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40대 이후 중장년층의 온라인 카드 결제액은 42~55% 높아졌다. 30대 이하 연령층에서 20~30% 증가한 것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2배 이상의 가파른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TV홈쇼핑만으로는 집토끼인 중장년층도 지키기 힘든 상황에서 젊은층도 동시에 공략할 수 있는 모바일·온라인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2017년 전체 홈쇼핑 매출의 36.3%에 불과했던 모바일·온라인 매출 비율은 2019년 43.5%, 2021년 45.5%로 계속 커지고 있다.
탈TV홈쇼핑의 또 다른 배경은 가파르게 치솟는 송출 수수료 부담이다. IPTV 등에 방송 채널 사용료로 지급하는 방송 송출 수수료가 매년 7~10%씩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 매출액은 마이너스 혹은 한 자릿수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방송 송출 수수료만 오르면서 방송 매출 대비 송출 수수료 비율은 2017년 39.5%에서 작년 56.5%까지 확대됐다. 방송으로 벌어들인 매출의 절반 이상을 수수료로 낸다는 뜻이다.
TV홈쇼핑 업체들로선 송출 수수료에서 자유로운 모바일, 온라인, 오프라인 매장 등 다양한 채널을 확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황기섭 한국TV홈쇼핑협회 실장은 “TV홈쇼핑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모바일·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게 미래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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