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단오와 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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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상적인 술 관련 행사를 꼽으라면 강릉 단오 신주빚기를 꼽겠다. 신주빚기를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행사가 있다니, 아니 우리나라에만 이런 행사가 있는 게 아닐까."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술 평론가)은 그의 저서 '술의 여행'에서 강릉 단오제 신주빚기 행사를 이처럼 극찬했다.
허시명 교장이 감탄한 신주빚기, 즉 술을 빚는 것은 강릉 단오제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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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가장 인상적인 술 관련 행사를 꼽으라면 강릉 단오 신주빚기를 꼽겠다. 신주빚기를 처음 보았을 때의 감동을 나는 잊을 수 없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행사가 있다니, 아니 우리나라에만 이런 행사가 있는 게 아닐까.”
막걸리학교 허시명 교장(술 평론가)은 그의 저서 ‘술의 여행’에서 강릉 단오제 신주빚기 행사를 이처럼 극찬했다. 그는 “박수를 쳐 줄 만큼 훌륭했고, (양조장 고장인) 일본의 ‘사이조 술 축제’가 전혀 부럽지 않았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허시명 교장이 감탄한 신주빚기, 즉 술을 빚는 것은 강릉 단오제의 시작이다. 매년 단오제 본 행사 시작 한 달 전인 음력 4월 5일에 옛 강릉 관아 칠사당(七事堂)에서 술을 담가 4월 15일 대관령산신제 때 첫술을 올리고, 단오제 기간 중 제례, 체험 등에 활용된다. 특이한 것은 단오제에 사용할 신주와 떡을 빚는 데 사용되는 쌀이 강릉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헌미(獻米)라는 것이다. 올해도 4044세대에서 신주미 봉정에 참여해 무려 142가마의 쌀이 쌓였다. 산더미처럼 쌓인 쌀을 보고 있자면 시민사회의 전승 열기가 강릉 단오제를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만든 에너지 원천이라는 것을 새삼 실감할 수 있다.
단오 술을 얘기하자면 ‘창포주’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단오 절기의 계절 약초인 창포로 담그는 일종의 세시주(歲時酒)이다. 고려말 충신 정몽주와 이색(李穡)의 시(詩)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장구한 역사를 가진 술임이 분명하다. 강릉 단오제에서는 일제강점기 주세령에 이어 식량난에 허덕이던 시절에 쌀로 술을 못 빚게 되면서 가전의 명맥이 거의 끊긴 전통 가양주(家釀酒) 복원의 의지를 담아 창포주 선발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단오신주와 창포주 등 우리 전통주는 지극 정성과 기다림의 산물이다. 술 빚는 사람의 정성과 근신을 한 번이라도 목도한다면 비뚤어진 술 문화는 언감생심이다. 그러고 보니 막걸리 빚기 또한 지난해 국가무형문화재 지정에 이어 강릉 단오제처럼 세계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다. 우리술의 세계화를 위해 반갑고 고무적인 일이다. 최동열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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