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시선] "그 사람이 그 사람인가요?"

곽영승 2022. 5. 31. 00: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뽑을 사람이 없어." 요즘 이런 말씀들 많이 하시지요? "차선 아니면 차차선, 그래도 아니면 차악이라도 뽑아야지" "에이, 난 투표 안 할 거야. 뭐 달라지는 게 있던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이 능력을 갖추게 되면 그 능력을 어떻게 쓸까요? 아마도 대부분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쓸 겁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리더 되려는 사람이면
유권자보다 나아야하지 않나
보통의 시민들은 나쁜 짓 안해
곽영승 전 언론인·행정학박사

“그 사람이 그 사람이야. 뽑을 사람이 없어.” 요즘 이런 말씀들 많이 하시지요? “차선 아니면 차차선, 그래도 아니면 차악이라도 뽑아야지” “에이, 난 투표 안 할 거야. 뭐 달라지는 게 있던가?”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그렇습니다. 그 심정 충분히 동감합니다. 그런데 “그 나라 정치의 수준은 딱 그 나라 유권자의 수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는 평론가들의 해석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기분 나쁘십니까? 동의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27년 전 삼성 이건희 회장은 “한국 정치는 4류, 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평가했습니다. 27년이 지난 지금 한국 유수의 기업들은 세계적인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행정도 굳건하게 나라의 기둥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국가 향방을 결정하고 나라살림을 꾸려가는 법과 제도, 예산을 결정한다는 점에서 정치의 중요성은 어느 분야보다도 중요합니다. 이 회장의 말씀은 아마 ‘정치가 국가발전에 장애가 되고 있다. 행정규제가 경제 걸림돌이다’라는 안타까운 인식을 피력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에서 기업하고 사업하는 사람들보다 애국자는 없다고 봅니다. 수많은 사람을 먹여 살리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대기업 중 한 곳이라도 잘못되면 대한민국은 곤두박질치고 전 세계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그만큼 우리 경제는 발전, 성장해왔습니다. 현재 우리 정치는 4류에서 3류나 2류는 됐나요? 어떻게 평가하세요? 정치권만큼 욕을 많이 먹는 분야도 없습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의 자부심을 정치가 훼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황혼녘에 들어선 저는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사람은 성실하게 땀 흘리며 사는 사람들’이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이른바 ‘높은 사람들’ 중 연줄 없이 온전히 자신의 노력만으로 그 자리에 오른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요? 어릴 때부터 인생의 왕도라고 배운 근면·땀·노력, 사회작동의 기본틀이 돼야 할 정의·공정은 찾아보기 힘든 가치가 돼버렸습니다. 지연·학연·혈연 등 각종 연고를 활용하는 능력(?)이 근면·땀·노력을 능가하는 세상이지요. 분노하십니까? 아이들에게 어떻게 변명하며 뭐라고 가르쳐야 하나요?

다시 정치의 계절입니다. 이번에는 어떤 기준으로 누굴 뽑으시겠습니까? 저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도덕성이라고 봅니다. 도덕성이 결여된 사람이 능력을 갖추게 되면 그 능력을 어떻게 쓸까요? 아마도 대부분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쓸 겁니다. 적어도 리더가 되려는 사람이라면 나, 유권자보다는 나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온갖 범죄를 저지르고도 “잘못했다. 용서하라”면 그만입니까?

보통의 성실한 시민들은 나쁜 짓 안 합니다. 부정하게 돈 먹지 않습니다. 빽으로 출세하지 않습니다. 유권자보다 훌륭하지는 못하더라도 못하지는 말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나보다 못한 사람은, 나보다 나쁜 사람은 뽑지 맙시다. “정치 수준은 유권자 수준”이라는 평론가들을 무색하게 만듭시다. 절대로 “그놈이 그놈” 아닙니다. 다릅니다.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