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부인 놀이'"..대통령실 "사적 영역까지 상관 안 해"
김건희 여사, '대통령 집무실 방문' 사진 팬클럽 공개 논란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7~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를 방문한 사진이 29일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여사의 페이스북 공식 팬클럽 '건희 사랑'과 포털 팬카페 '건사랑'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김 여사는 6·1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7일 용산 청사 인근 투표소에서 윤 대통령과 함께 투표를 마친 후 집무실을 처음 방문했다.
이어 주말인 28일 반려견들을 데리고 한 차례 더 대통령실 청사를 찾았다. 윤 대통령 내외는 청사 앞 잔디밭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고, 집무실도 함께 방문해 기념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송인 김어준 씨는 30일 자신이 진행하는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반려견들과 함께 주말을 보낸 사진이 팬클럽에 공개되면서 주말 언론을 장식했다"라며 "(28일) 7대 종교 지도자들과 오찬 간담회를 끝낸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대통령 집무실에 나란히 앉은 사진도 팬클럽을 통해 공개됐다.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 집무실에 놀러 간 사진은 처음"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 씨는 "아주 생경한데, 당연하다. 대통령 집무실은 공적인 공간이지, 부인이 놀러 가는 개인 사무실이 아니다"라며 "그래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물론, 그 이전 대통령 부인도 집무실을 방문하고, 사진을 공개한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의 동선이, (집무실이라는) 공적 공간이 부인 팬클럽 (SNS의) '좋아요' 대상이 된 것"이라며 "그래서 하루가 멀다고 부인의 옷, 슬리퍼, 안경, 가방 사진이 공개되고 가격 정보와 완판 소식이 마치 '국정 정보'라도 되는 듯이 쏟아진다. 이 대통령 놀이, 정확히 말하면 '대통령 부인 놀이' 적당히 좀 하자"고 꼬집었다.
대통령실 청사와 그 주변은 핵심 보안 시설로 신원조회 등을 거쳐 허가받은 인사만 입장이 가능하다. 특히 청사 내부는 출입기자들도 스마트폰을 활용한 사진촬영, 음성녹음이 제한되고, 허가를 받은 영상·사진기자들만 공개된 일정에 한해 촬영이 가능하다.
이에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 공개된 집무실 사진을 누가 촬영을 한 것인지, 보안 규정은 제대로 지킨 것인지, 어떤 과정을 거쳐 팬클럽에 공개된 것인지 출입기자들 사이에서도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30일 오후 출입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여사가 반려동물과 함께 방문해 본인의 카메라로, 집무실 근처에서 일하는 (대통령) 부속실 직원이 사진을 찍었다"라며 "팬클럽에 올라간 사진은 김 여사가 (그쪽으로) 전달해서 올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취재진은 '대통령의 집무실이 김 여사의 팬클럽을 통해서 사진이 공개된 것이 문제 아닌가'라고 물었고, 이 관계자는 "대통령 가족이 개인적인 활동사진을 올린 것에 대해선 상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은 국민대표 20명도 (사진을) 찍었고, 언론에도 여러 번 나와 보안 구역이라고 하기 힘들다"라며 "대통령 가족이 주말에 일정이 끝나고 와서 기념사진을 찍고, 그것을 팬클럽의 지인에게 보낸 것은 보안상 문제로 보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 제기가 많기에 (앞으로 대통령실) 경내에서 찍은 사진은 대변인실을 통해서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측은 경외에서 윤 대통령 내외가 사적으로 촬영한 사진은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라 보고, 대통령실에서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김 여사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자,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폐지를 약속했고, 실제로 새 정부에서 제2부속실은 설치하지 않았다.
결국 대통령 부인을 전담하는 인원이 현 대통령실에 없는 만큼 김 여사가 '경외'에서 사적인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또 그 모습을 SNS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도 대통령실은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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