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마음속 세상 풍경] [107] 소음 스트레스 피하는 방법

윤대현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22. 5.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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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힐링 활동이 무엇인지 질문하면 ‘음악’을 이야기하는 이들이 많다. 오랜 세월 우리 마음을 위로한 친구가 음악이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음악이 소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내 취향이 아닌 음악이 너무 크게 스피커에서 흘러 나올 때가 그렇다. 좋아했던 음악도 내 컨디션이 좋지 않아 듣고 싶지 않을 때는 불편한 스트레스로 느껴진다.

이처럼 음악도 때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실제 소음은 상당한 스트레스 요인이다. 그중에서도 ‘층간 소음 스트레스’ 관련한 괴로움 호소가 상당하다. 예를 들면 층간 소음이 심해 윗집에 조심해 달라고 부탁했는데 소음이 지속되어 소송까지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소송을 위해 한 달간 층간 소음을 측정해 증거 자료로 확보하자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는데, 그 기간 자신의 집은 전혀 소음을 내면 안 된다고 하니 더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집이 오래되어 인테리어 공사를 새로 했는데 친한 이웃과 소음 문제로 사이가 나빠져 난감해졌다는 고민도 있다.

층간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까. 덴마크 국립 보건원이 지역별로 샘플을 뽑아 시행한 층간 소음 관련 연구 결과를 보면 ‘그렇다’ 이다. 조사 대상의 7% 정도가 충간 소음으로 상당한 짜증을 느끼는 경험을 최근에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짜증을 느낀 경우도 29%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런 스트레스는 다양한 정신, 신체적 증상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예를 들면 불안, 우울, 무기력, 불면, 두통 그리고 근골격계 통증 등이다. 실제 임상 현장에서 층간 소음으로 약물 치료까지 받는 경우도 있다.

층간 소음뿐 아니라 교통 소음도 우울증 같은 정신 건강과 심장 건강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직장 내 소음도 업무 몰입과 창의력를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소음을 완전히 피해 살기는 일반적으로 쉽지 않다. 그래서 ‘고요함’의 시간을 매일 잠깐이라도 갖는 것을 권해 드리고 싶다. 소음이 몸과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고요함은 지친 뇌를 재충전하고 복잡한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에너지를 유지하게끔 도와준다. 고요함이 학습과 기억에 관련된 뇌 영역의 기능을 강화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회의와 회의 사이, 아니면 오후에 잠시 짬을 내어 이메일, 소셜미디어 등과 잠시 나를 분리하고 조용한 장소를 찾아 나설 필요가 있다. 잠깐이라도 매일 나만의 ‘고요함’의 시간을 갖는 것이 가성비 좋은 힐링이 될 수 있다. 내일은 전국 동시지방선거일로 법정 공휴일이다. 선거를 마치고 공원이나 놀이터 등 근처의 고요한 장소를 찾아 나만의 고요의 시간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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