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서 감독상 받고 귀국한 박찬욱 "남녀 연기상 원했는데, 엉뚱한 상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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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사실 제가 원했던 상은 남녀 연기상이었는데 엉뚱한 상을 받게 됐다"며 재치 있는 말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앞서 박 감독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폐막한 칸 영화제에서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후 20년 만에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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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프랑스 칸 국제 영화제에서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은 박찬욱 감독은 “사실 제가 원했던 상은 남녀 연기상이었는데 엉뚱한 상을 받게 됐다”며 재치 있는 말로 수상 소감을 대신했다.
박 감독은 30일 오후 6시10분쯤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 헤어질 결심의 주연 배우 박해일과 함께 등장한 뒤 취재진을 향해 연신 가볍게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박 감독은 “배우들이 상을 받으면 ‘저 감독하고 일하면 좋은 상을 받게 해주는구나’ 하는 인식이 생겨서 다음 작품 캐스팅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것을 바랐는데 아쉽다”고도 했다.
앞서 박 감독은 지난 28일(현지시간) 폐막한 칸 영화제에서 2002년 ‘취화선’의 임권택 감독 후 20년 만에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 대상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각각 받아 칸 영화제에서만 3개의 트포리를 품에 안게 됐다. 2016년에는 ‘아가씨’로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바 있다.
박 감독은 “세번째 (수상)이라는 게 특별한 감흥이 있는 건 아니고 예술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 국한될까 봐 좀 걱정이 된다”며 “제가 만드는 영화는 언제나 대중을 위한 상업영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어쩌면 너무 영화가 재밌어서 칸 영화제 같은 곳하고는 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며 “이번 수상으로 대중과 거리가 먼 예술영화 감독으로 인상이 남겨질까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런 선입견은 버려주시면 고맙겠다”며 웃었다.
그는 또 앞서 귀국한 배우 송강호가 ‘언젠가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밝힌 데 대해 “송강호씨는 이미 외국인 감독님과 작업을 했고 큰 상까지 받았으니까 이제 국제 스타가 돼서 저한테까지 차례가 돌아올지 모르겠다”며 “당연히 저로서는 언제나 함께 일하고 싶은 첫번째 배우”라고 변함없는 애정을 보였다.
송강호는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호흡을 맞춘 영화 ‘브로커‘로 이번 칸 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바 있다.
앞서 박 감독은 박쥐의 주연 배우인 송강호와 함께 2009년 칸을 찾은 인연도 있다.
이번 시상식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캐스팅 거절만 하지 말아 달라”고 너스레를 떨었고, 송강호는 “(호흡을 맞춘 지) 너무 오래되긴 했다”고 화답했었다.
송강호는 이날 앞서 귀국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언젠가 박 감독과 함께하고 싶다”고 거듭 기대를 표했다.
박 감독이 6년 만에 선보인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 해준(박해일 분)과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내달 29일 국내 관객과 만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이날 입국장에서 검은색 바지와 구두, 초록색 티셔츠 위에 파란색 셔츠를 걸쳐 입고 늘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
글·사진=한윤종 기자 hyj070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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