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같은 XX" 옮길 수 있는 건 이정도..文측 공개한 시위영상(종합2보)

한재준 기자,박혜연 기자,김명규 기자 2022. 5. 30.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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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두대''살인충동' 등 험악한 욕설로 도배..주민들도 스트레스 호소
文측 "무기력한 공권력에 주민 행복추구권은 어떻게"..이낙연 "증오연설 규제 입법" 주문도
26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 문 전 대통령 비판 단체 시위로 인한 이지역 주민들의 피해 호소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2022.5.26/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서울·양산=뉴스1) 한재준 기자,박혜연 기자,김명규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귀향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사저 앞에서 보수단체들의 '고성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이들은 욕설을 난무하며 집회를 이어가 마을 주민도 피해를 호소하는 상황이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측은 사저 앞에서 매일 집회를 열고 있는 보수단체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3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평산마을에 내려온 이후 반복되는 일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했다.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은 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양산 사저 앞에서 매일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평산마을에 거주하는 70~90대 주민 10명은 최근 소음 스트레스로 식욕 부진,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 측이 이날 공개한 4개의 보수단체 집회 영상을 보면 이들은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도 넘은 욕설을 내뱉고 있다.

보수 유튜버 등은 문 전 대통령의 사저를 향해 "XX새X", "간첩XX", "쓰레기 같은 XX" 등 원색적인 욕설을 내뱉었다.

"저 XX끼를 광화문 단두대에 세워놓고 한을 풀어야 한다", "네 편 안 들면 반지성이냐 XX끼야", "살인 충동이 느껴진다", "저 XXX가 짱X(중국인을 비하하는 말)XX한테 대XX 처박고 중국X들 XXX 빨다 자국민이 코로나로 얼마나 많이 돌아가셨냐" 등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원색적인 욕설을 뿌려댄다.

26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 문 전 대통령 비판 단체 시위로 인한 이지역 주민들의 피해 호소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2022.5.26/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영상 속에서 시위자들이 내는 소음은 수백미터 밖에서도 들려 주변 인가와 산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시위자들 주변에는 경찰이 배치됐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집회·시위의 외피를 쓰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반이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림으로써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영상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막무가내식 저주와 욕설로 선량한 주민들 피해가 커지고 있음에도 공권력은 왜 무기력해야만 하는지,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행복추구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이와 같은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를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사저 앞에서 시위하는 보수단체 등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할 때 필요한 증거나 절차 등을 문의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시위의 과도한 소음과 욕설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끔찍한 욕설과 저주, 협박을 쏟아내는 것은 우리가 지향한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48가구가 살던 시골 마을이 오랜 평온을 잃고 최악의 소요에 시달리고 있다"며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 녹음을 확성기로 온종일 틀어대고 섬뜩한 내용의 현수막이 시야를 가린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주민들의 그런 고통에 전직 대통령 내외분은 더욱 고통스럽고 죄송스럽다. 부당하고 비참한 현실"이라며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 특히 경찰은 소음측정이나 하고 있다. 업무 태만을 넘어 묵인이 아닌지 의심받아도 할 말이 마땅찮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길 바란다"며 "민주주의 성숙을 위해 증오연설(헤이트 스피치) 규제 입법을 서두를 것도 국회에 주문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도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집 안에 갇힌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어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드 같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反)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양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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