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채권손실 벌써 15兆..집단 부실사태 터지나

지영의 2022. 5. 30. 22: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금리가 가파르게 급등한 여파로 국내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급락해 평가손실이 1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이데일리가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말 연결재무재표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자기자본 상위 19곳(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합병 반영)의 채권 평가손실 누적 규모는 약 14조7054억원으로 집계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보험사 채권 손실 쇼크]①
금리인상 직격, 재정악화 초비상
고이율 후순위채 발행하며 버티기
지급여력비율 1년 새 28.7%p 급락
"당국, 금융소비자 피해대책 세워야"

[이데일리 박정수 지영의 기자] 금리가 가파르게 급등한 여파로 국내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 가치가 급락해 평가손실이 1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대로라면 건전성 악화로 연말께 집단 부실사태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비상이 걸린 보험업계에서 자본 규제를 완화해달라는 민원이 빗발쳐 금융당국이 대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30일 이데일리가 더불어민주당 유동수 의원실을 통해 금융감독원에서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말 연결재무재표 기준 국내 생명보험사·손해보험사 자기자본 상위 19곳(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 합병 반영)의 채권 평가손실 누적 규모는 약 14조705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채권 평가 이익이 4조원대 수준이었으나, 불과 5개월 만에 20조 가량을 까먹은 상태다. 연초 이후 채권 금리가 빠르게 급등하면서 보험사들이 보유한 채권가격이 급락한 영향이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채권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보험사들의 지급여력(RBC) 비율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말 기준 보험사 RBC비율은 246.2%로 전년 274.9% 대비 급락했다. 보험업법 규정에서는 RBC 100% 이상, 금융당국 권고 기준은 150% 이상이지만 이미 이같은 기준을 하회하는 곳도 속출하고 있다.

당장 2분기부터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과 7월에도 추가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1분기까지는 RBC 비율이 안정적이었던 곳들도 대책 마련에 나서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 RBC 비율 기준 하회로 연말이면 부실금융기관에 지정되는 보험사들이 속출할 것이란 흉흉한 얘기도 나온다. 가입한 보험사가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는 경우 일반 가입자들은 다른 보험사로의 계약 이전을 기다리거나, 최악의 경우에도 예금보험공사에서 5000만원 한도까지 해지환급급을 보장받을 수는 있다.

비상이 걸린 보험사들은 RBC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표면이율이 5~6%에 달하는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며 버티고 있다. 보험사들이 5월 중순까지 발행한 자본성증권 발행액만 2조원이 넘는다. 최근 흥국화재가 표면이율 6%를 얹어 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농협생명도 4.5% 이율로 2300억원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이율이 높은 자본성증권 발행은 장기적으로는 수익 악화 요인이지만 당장 급한 불을 끄기 위해서는 별다른 도리가 없어서다.

상황이 점차 악화되자 보험사들이 금감원에 수차례 구제책을 요구하는 민원을 넣었다. RBC 규제를 완화할 조치를 마련해달라는 입장이다. 다만 장기간 유지해온 감독 방향을 쉽게 변경할 수 없어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유동수 의원은 “보통 자본시장에서도 리밸런싱은 매우 신중하게 이뤄지는데도 국내 보험사들이 과도하게 이익만 좇은 결과”라며 “이미 재작년부터 테이퍼링 시그널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무시하다 실제로 금리가 인상되자 채권 쇼크가 현실화 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융당국에서는 보험사의 모럴 해저드에는 준엄하게 대처하면서 금융소비자에게 피해를 전가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영의 (yu02@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