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청와대 주변 '차 없는 거리'로
차도 줄이고 보도는 4m로
청와대 개방 후 주변 지역을 걷는 인파가 대폭 늘어나면서 서울시가 주말 인근 도로에 ‘차 없는 거리’를 추진한다. 차로를 줄이고 보도는 최대 4m까지 늘린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청와대를 개방한 이후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3호선 경복궁역(4번 출구) 보행량이 하루 2만9197명으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개방 전(7209명)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청와대 입구인 영빈관 근처 무궁화동산 앞 보행량은 하루 1677명에서 8058명으로 4.8배나 증가했다.
청와대 개방을 앞두고 서울시는 인근에 보행량 계측기를 설치해 변화 추이를 분석하고 보행 환경을 점검해 왔다. 측정 결과 효자로, 삼청로, 자하문로 순으로 보행이 많아졌다. 효자로의 경우 주말에는 하루 3088명에서 1만695명으로 246% 증가했고, 평일에도 3782명에서 9851명으로 160% 늘었다.
이에 서울시는 효자동 분수대부터 춘추문까지 약 500m 구간에 시범 적용하기로 했던 청와대로 양방향 차 없는 거리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차량이 통제된다. 우회할 공간이 없는 춘추문 앞에서 주한 브라질대사관까지 250m 구간은 팔판교차로 상행(대사관→춘추문) 쪽만 주말에 차량 진입을 할 수 없다.
주민 통행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주중에는 일반도로로 운영된다. 또 청와대로 앞길에 횡단보도를 3곳 신설해 보행 편의성을 높인다.
청와대까지 가장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효자로 경복궁역~효자동삼거리 구간(850m)은 관광객의 느린 보행 속도와 길에 머물러 둘러보는 보행 패턴을 고려해 보도를 최대 4m로 확장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재 4차선인 차로를 2~3차로로 줄인다. 하반기 기본·실시 설계 용역에 착수할 예정이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청와대 일대를 방문하는 시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통행할 수 있도록 보행 환경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과학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교통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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