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과학자, 노벨 화학상 받은 스승과 새로운 유기촉매 개발

서동준 기자 2022. 5. 3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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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자가 202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옛 스승과 함께 새로운 유기촉매를 개발했다.

이 유기촉매는 금속촉매와 달리 독성이 없고, 생체촉매보다 만들기 수월해 다양한 의약품 합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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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오른쪽)는 과거 지도교수이자 2021년 노벨 화학수상자인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촉매접촉연구소 교수(왼쪽)와 새로운 비대칭 유기촉매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이달 4일 발표했다. 사진은 과거 '네이처 화학'에 낸 연구논문이 승인된 뒤 축하하는 자리에서 두 연구자의 모습이다. 배한용 제공

한국 과학자가 2021년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옛 스승과 함께 새로운 유기촉매를 개발했다. 이 유기촉매는 금속촉매와 달리 독성이 없고, 생체촉매보다 만들기 수월해 다양한 의약품 합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배한용 성균관대 화학과 교수가 베냐민 리스트 독일 막스플랑크촉매접촉연구소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새로운 실릴륨 유기촉매를 개발해 국제학술지 ‘네이처’ 이달 4일자에 발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촉매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금속촉매 또는 생체촉매인 효소보다 매우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한 촉매는 비대칭 유기촉매의 일종이다. 비대칭 유기촉매는 화학반응에서 만들어지는 두 가지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가지만 선택적으로 합성(카이랄성)할 수 있는 촉매다. 생성물을 의약품으로 사용하기 전에 정제해야 했던 다른 촉매와 달리 합성한 결과를 바로 사용할 수 있어서 현재까지 제약 산업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리스트 교수는 지난 2021년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화학과 교수와 함께 비대칭 유기촉매 반응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받았다. 배 교수는 지난 2015~2019년 리스트 교수 연구실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내며 인연을 쌓았다. 배 교수는 2019년 성균관대 교수로 임용된 뒤에도 리스트 교수와 다수의 비대칭 유기촉매 연구를 함께 하고 있다.

연구진은 탄화수소물 중 하나인 케톤을 다양한 물질과 반응시켜 새 촉매를 개발했다. 이 촉매는 3차 알코올 화합물에 사이아노기와 실릴기라는 원자 집단을 추가하는 기능을 한다. 동시에 두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가지만 매우 많이 합성되도록 한다. 두 거울상 이성질체를 총 100개 만든다면 그중 한 가지만 98개 만드는 수준이었다.

배 교수는 “과거에도 금속촉매, 효소, 유기촉매 등을 이용해 이 같은 화학반응을 일으키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매우 작은 3차 알코올 화합물에 대해서는 두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 가지만 선택적으로 생성하는 데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한 유기촉매를 사용해 실험실에서 설계된 금속촉매와 효소 같은 생체촉매보다도 우수한 결과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촉매를 이용해 항경련제, 고지혈증 치료제에 들어가는 필수 물질들을 생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배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촉매 시스템이 다양한 관련 의약품 합성에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동준 기자 bi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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