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경기·제주 모두 피해..최악의 공약"

오세훈·김은혜·허향진 등 '김포공항 이전 저지' 공동 회견
지방선거 막판 판세 흔들 전국적 이슈로..화력 집중 공격

“김포공항 이전 반대”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지사·오세훈 서울시장·허향진 제주지사,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왼쪽부터)가 30일 김포공항 청사에서 ‘김포공항 이전 저지’ 연대협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이재명·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이슈화하고 있다. 6·1 지방선거 막판 열세·경합 지역 판세를 흔들 쟁점으로 보고 공약의 비현실성과 민주당 내 엇박자를 지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세훈 서울시장·김은혜 경기지사·허향진 제주지사 후보 등은 30일 김포공항에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 협약식을 열고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해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경기북부 도민은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전국에서 항공교통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며 “오히려 수요를 분산시킬 새 공항을 경기도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에게 김포공항 이전 관련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허 후보는 “제주도민뿐 아니라 서울시민, 경기도민의 이동권을 제한하는 헌정 사상 최악의 공약”이라며 “민주당 제주 후보들은 침묵하고 방관한다”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구로구 유세에서 이·송 후보를 겨냥해 “온 국민의 의사를 물어야 할 사안을 분위기 한 번 반전시켜보겠다고 막 던지는 두 정치인에게 표로 정신차릴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이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승리를 이끌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당내 논의도 없이 오로지 혼자 당선되겠다고 망상적 공약을 하는 이 후보가 섬뜩하기까지 하다”며 “당내 설득도 제대로 하지 못한 공약으로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하태경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하나 살리기 위해 모두 다 죽자’는 선거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공도동망(같이 넘어지고 함께 망한다)의 정책”이라고 비꼬았다.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제주를 찾아 김포공항 이전 규탄 서명운동을 벌였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전 중앙선대위 현장 회의에서 “민주당은 사실상 유권자를 협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날 “어떤 지역에서 우리 당을 지지해 주는지를 보고 (김포공항 이전 여부를) 최종 결정할 생각”이라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부산도 직격탄을 맞는다”며 부산의 산업·관광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부각했다.

이준석 대표는 SNS에서 김포공항 이전으로 제주 관광뿐 아니라 여러 지역·분야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안을 전국적인 문제로 키워 전체 판세를 유리하게 이끌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