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유기 의사에게 면허 재발급..국민 법감정은?

장효인 2022. 5. 30.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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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리뷰]

[앵커]

지인에게 수면유도제를 불법 투여했다가 사고로 숨지자 시신을 유기해 처벌받은 의사에게 다시 면허를 내주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기회를 다시 줄 필요성이 있다는 것인데, 의료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민 법감정과는 간극이 있다는 지적입니다.

장효인 기자입니다.

[기자]

2012년, 서울의 한 병원장이던 A씨는 지인에게 수면유도제를 불법으로 투여했습니다.

그런데 지인이 약물 부작용으로 사망하자, 당황한 A씨는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결국 A씨는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 6개월과 벌금 300만 원이 확정됐고, 보건복지부는 의사 면허를 취소했습니다.

그로부터 3년 뒤, A씨는 복지부가 면허 재교부 제한 기간이 지났는데도 면허를 내주지 않자 소송을 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면허 재교부 제한 기간이 끝났고, 의료법에 따라 일부 혐의는 면허 취소 사유가 아니라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인 겁니다.

뚜렷하게 뉘우치는 의료인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는 것이 의료법 취지와 공익에 부합한다고도 봤습니다.

현행 의료법은 의사 면허를 취소할 수 있는 경우를 직무와 관련된 고의범죄 등으로 제한합니다.

과실에 의한 범죄나 시체유기 같이 직무와 무관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면허가 취소돼도 취소 사유가 없어지거나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이 뚜렷이 보인다고 인정되면 다시 내줄 수 있습니다.

실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접수된 재교부 신청 163건 중 152건이 받아들여졌습니다.

국회 법사위에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한 의료법 개정안이 계류 중인 상황.

<박수현 /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강력 범죄에 대해서는 좀 더 처벌할 수 있게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상황…(다만) 다른 어떤 직역에도 면허를 영구 박탈하는 법 조항 자체는 없는 것으로 돼 있거든요."

복지부가 항소한 가운데, 의료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민 법감정과 처벌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숙제가 남았습니다.

연합뉴스TV 장효인입니다. (hijang@yna.co.kr)

#시신유기 #수면유도제 #면허_재발급 #의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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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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