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소주? 비싸서 2차 못 가겠네"..인플레, 혼밥·혼술 부추길까
3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6.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월(6.6%)에 이어 두 달 연속으로 지난 1998년 4월(7.0%) 이래 가장 폭으로 상승했다.
또 올해 1분기 전국 1인 이상 가구는 식료품·비주류 음료에 월평균 38만8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보다 0.9% 늘어난 금액인데, 이 기간 물가를 고려한 실질 지출 금액은 3.1% 감소했다. 쓴 돈은 늘었는데 실제로 소비한 규모는 줄었다는 의미다.
동일한 상품이나 서비스에 소비자가 지출하는 금액이 늘어난 건 우크라이나 사태와 물류대란 등으로 식품 가격이 연일 오르고 있어서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이 밀·설탕·팜유·닭고기 등의 수출을 제한한 것도 국제 식료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식료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소비자들은 부담감을 토로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후배 2명과 고깃집을 갔는데 10만원이 우습게 깨졌다"며 "많이 먹은 것도, 많이 마신 것도 아니어서 억울하단 생각이 들 정도였다"라고 말했다.
다른 40대 직장인 B씨는 "어린이날에 아내와 아이 둘 데리고 점심, 저녁을 사 먹고 들어오니 20만원 가까이 지출했다"라고 설명했다. B씨는 "모처럼 외출이라 내색은 안 했지만, 물가가 정말 많이 오른 걸 체감했다"며 "밥값 걱정이 가장 큰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식당가에서 주류의 가격도 심상치 않다. 올해 3월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가 잇따라 제품 출고가를 인상하자 부담을 느낀 자영업자들이 소비자가격 인상에 나섰기 때문이다. 일부 식당의 경우, 이미 소주·맥주의 병당 가격을 5000원 이상에 책정해 판매하고 있다.
식품·주류업계 일각에서는 지갑 사정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팬데믹 때처럼 혼밥과 혼술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식비용 상승이 장기화할수록 편의점 등의 혼밥·혼술 안주류가 인기를 끌고, 식당가의 부담은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 C씨는 "집에서 간단하게 한 끼 해결할 수 있는데 굳이 나가서 돈을 더 쓸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대학생이나 미혼 직장인, 1인 가구가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다만 간편식과 인스턴트 식품의 경우 장기간 섭취하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비용 부담에 외식을 줄이더라도 마트 등에서 식자재를 구입해 건강한 한 끼를 챙겨 먹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 D씨는 "이달 초까지는 거리두기 해제와 관련, 유흥업소 납품에 주력하는 분위기였다"며 "월말이 되니 가정용 채널 공급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D씨는 "물류대란으로 수입주류 가격도 오르는 상황에 안주류 가격까지 급등하면 혼술족이 다시금 늘어날 것"이라며 "수입사들의 마케팅 전략도 그런 시장 분위기에 맞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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