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탄생시킨 소설 '가시고기 우리 아빠'

민진기 기자 2022. 5. 3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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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아버지의 헌신적인 사랑을 담은 소설 '가시고기'가 22년 만에 '가시고기 우리 아빠'로 돌아왔습니다. 

IMF에서 코로나19로 시대적 배경이 바뀌었고, 아홉 살 주인공이 스물아홉 살로 성장했는데요. 

조창인 작가를 민진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조창인 작가는 팬데믹이라는 시대적 상황이 22년 만에 가시고기 이야기를 꺼내들게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조창인 / '가시고기 우리 아빠' 저자 

"사람은 가까이 있어야 할 존재였는데, 그동안. 이 팬데믹을 통해서 사람과 거리를 둬야 하는 이런 인식이 나타난 거죠. 그래서 IMF 때와는 또 다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겠다, 우리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작품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요."

꼬마에서 어느덧 29살이 된 주인공 다움이.

미국에서 조명 감독으로 일하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지 않는 까칠한 현실주의자입니다.

인터뷰: 조창인 / '가시고기 우리 아빠' 저자 

"다움이는 피해의식으로 누군가의 접촉이라든지 공동체의 삶을 스스로 꺼리는 거죠. 그래서 다움이가 '외로움은 매일 입는 팬티와도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니거든요. 자기는 외로움을 피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외로운 내 삶을 그냥 인정하고 살겠다, 개선해볼 의지는 없다, 이런…"

주인공은 아버지가 자신을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희생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아픔과 분노, 상처를 씻고 과거와 화해하게 됩니다.

인터뷰: 조창인 / '가시고기 우리 아빠' 저자 

"가족의 사랑을 통해서 사회로 눈이 열리는 거죠. 그러니까 만약에 가족의 사랑이 온전치 못하다면 바깥에 있는 이웃과 공동체 사랑이 온전치 못하다고 저는 본 거예요. "

작가 자신도 아버지의 부재로 아버지가 된다는 것이 힘들고 서툴렀다고 고백합니다.

인터뷰: 조창인 / '가시고기 우리 아빠' 저자 

"저희 아버님이랑은 제가 관계를 맺기 전에 아버님이 세상을 떠나셔서 그것은 굉장히 서툴고요. 이런 아버지에게서 내려받는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상태에서 아버지가 됐죠, 제가. 34살에 아버지가 됐는데요. 그러니까 저는 너무너무 소중한 아들인데 이걸 어떻게 사랑하는지 방법을 잘 모른 거예요. 배워본 바가 없으니까…"

하지만 이제는 주인공과 동갑인 아들과 두세 시간 수다를 떨 만큼 친해졌다고 합니다.

인터뷰: 조창인 / '가시고기 우리 아빠' 저자 

"이제는 저도 변했고 그 아들도 제가 마음을 이해해줘서 그런지 몰라도 이제는 통화하면 2시간, 3시간씩 아주 사소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그런 사이가 됐죠)."

조 작가는 등대지기, 해피빌라 등의 작품을 통해 줄곧 공동체에 대한 가치를 강조해왔습니다.

인터뷰: 조창인 / '가시고기 우리 아빠' 저자 

"제가 특히 젊은이들에게 주고 싶었던 것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 누구도 섬처럼 혼자 있을 수 없다는 사실. 그리고 그 공동체를 사랑해야 하는 어떤 자세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거죠. 그 문제를 가족으로부터 풀어나가기를 바랐던 것이고요."

팬데믹의 삭막한 시대이지만 사람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는 조창인 작가.

다움이가 주변사람들의 도움으로 마음의 문을 열었던 것처럼 어른들이 요즘 젊은 세대들의 아픔을 공감하고, 소통해줘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조창인 / '가시고기 우리 아빠' 저자 

"'가까이 오지 마, 너한테 병 걸려' 이렇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겁니까? 이걸 이 시대가 빨리 극복해야 하거든요. 그건 역시 소통할 수 있는 마당을 누군가 부지런히 제공해줘야 하는 거죠, 어른들이. 작가는 소통할 수 있는 그 공간을 끊임없이 마련해야 할 테고요. 우리의 책무입니다, 그게."

EBS 뉴스 민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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