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인권 기획 16편] "어린이 출입 금지·'잼민이' 낙인"..어린이 혐오 확산

금창호 기자 2022. 5. 30.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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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어린이 인권의 현주소를 알아보는 연속보도입니다.

어린이들은 살면서 차별과 배제에 부딪히는데요. 

단지 어리다는 이유로 가고 싶은 곳에 가지 못하거나, 인터넷에서는 조롱을 당하기도 합니다.

금창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시에서 초등 저학년 자녀 두 명을 키우는 수진 씨는 자녀들과 함께 외출할 때면 목적지 검색을 꼭 해봅니다.

인터뷰: 남궁수진 / 초등 저학년 학부모

"일부러 찾아갔는데 그 앞에 '노키즈존'이라고 쓰여 있어서 돌아오게 되는 그런 일이 없게…"

제주도 같은 유명 관광지에서 자녀와 함께 갈 곳을 찾는 것은 더 어렵습니다.

인터뷰: 남궁수진 / 초등 저학년 학부모

"(카페 앞에) 이렇게 노키즈존이 딱 쓰여 있는 거죠. 나쁜 어떤 걸 했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 존재 자체로 거부당하게 하는 경험을 시키는 거잖아요. 정말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요."

SNS를 중심으로 퍼진 한 지도에는 노키즈존 식당과 카페 440여 곳이 등록돼있습니다.

어린이 혐오 표현도 심각합니다.

최근 소셜미디어와 동영상 플랫폼을 중심으로 잼민이, 급식충 등의 표현이 퍼지고 있는데 이 단어들은 모두 경우없는 행동을 한다며 어린이를 무시하는 말입니다.

실제로 어린이 10명 가운데 7명은 잼민이와 급식충을 비하 표현으로 느끼고 있습니다.

특정 분야에 미숙한 사람을 나타낼 때 단어 끝에 '린이'를 붙이는 걸 좋지 않게 보는 어린이도 상당합니다.

인터뷰: 이수진 팀장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

"(우리 사회가) 아동 권리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그렇게 경험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아이들이 좀 밝혔다.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이(있을 수 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도 '노키즈존'과 초보적인 사람을 어린이에 빗대 말하는 걸 차별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인터뷰: 고완석 아동권리옹호팀장 / 굿네이버스

"어린이는 잘 못하는 존재구나 아니면 놀림을 당해도 되는 존재구나라는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되고, 더 큰 문제는 사실 이것이 (젠더·세대 등) 또 다른 차별이나 또 다른 혐오로 확산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또, 공간을 제한하고 혐오 표현을 사용해 어린이를 밀어내면 어린이가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기회도 없어진다고 지적했습니다.

EBS 뉴스 금창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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