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화로 꽃핀 '우크라 고려인 어린이들의 꿈'

김용희 2022. 5. 30.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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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 위로 알록달록한 고래와 물고기들이 노닐고 아빠와 아이들은 물고기와 어울린다.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어린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며 그린 벽화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우크라이나 고려인 어린이들과 한지조형작가로 활동하는 김유경 작가 등 예술가 7명이 고려인마을 산하 새날학교 낡은 벽을 도화지 삼아 벽화를 완성했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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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예술인들과 새날학교 새 단장
25일 광주 광산구 새날학교 벽면에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 어린이와 지역 예술가들이 벽화를 그리고 있다. 고려인마을 제공

푸른 숲 위로 알록달록한 고래와 물고기들이 노닐고 아빠와 아이들은 물고기와 어울린다. 물고기와 가족 모두 활짝 웃으며 걱정은 찾아볼 수 없다. 전쟁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고려인 어린이들이 평화로운 세상을 바라며 그린 벽화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우크라이나 고려인 어린이들과 한지조형작가로 활동하는 김유경 작가 등 예술가 7명이 고려인마을 산하 새날학교 낡은 벽을 도화지 삼아 벽화를 완성했다”고 30일 밝혔다. 벽화 주제는 ‘인종의 다양성’이다. 다양한 인종을 뜻하는 물고기들이 자유롭게 하늘을 헤엄치는 모습을 통해 온 인류가 화합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작가들은 새날학교 급식실 한쪽 벽면을 흰색으로 칠한 뒤 기본 도안을 그려 넣으며 준비 작업을 도왔다. 여기에 학생들은 각자 좋아하는 색을 채워 벽화를 완성했다. 이현(62) 작가와 김정환(57) 작가는 붓 잡는 법, 페인트 농도 조절, 색 혼합 등을 도왔다. 지난 4월 우크라이나를 홀로 탈출한 뒤 아버지와 광주에 정착한 최마르크(13)군은 “평화로워 보이는 벽화 그림처럼 전쟁이 하루빨리 끝나 우크라이나에 있는 친구들을 만나고 싶다”며 “우리 손으로 벽화를 완성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김유경 작가는 “기존 새날학교 급식실 벽화는 2016년에 만들어져 노후화가 심했다.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 청소년들이 벽화를 보고 힘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국문화예술교류센터 ‘품’ 대표인 김 작가는 지난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전쟁이 장기화하자 동료 예술인들과 한국으로 피란 온 우크라이나 고려인들을 돕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던 중 벽화 그리기를 제안했다. 김 작가는 2019년 고려인마을 주민들과 일제강점기 연해주 항일독립운동에 투신했던 독립투사 모습을 닥종이 인형으로 재현했고, 5·18민주화운동 주제로 종이 인형 518개를 만드는 등 역사를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이어온 터였다.

고려인마을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나자 고려인들의 한국 피란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하고 있다. 지난 3월13일부터 이달 28일까지 고려인마을의 항공권 지원으로 한국에 입국한 고려인은 345명에 이르며, 493명이 대기하고 있다.

광주 새날학교는 고려인마을에 정착한 고려인 동포와 국제결혼 다문화가정 자녀들의 교육지원을 위해 2007년 개교했고, 광주시교육청이 2011년 학력 인정 교육기관으로 선정했다.

‘인종의 다양성’을 주제로 고려인 어린이들이 그린 광주 새날학교 벽화. 고려인마을 제공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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