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학술지 셀프인용, 평균보다 3배 많아..1천배 많은 곳도

최상국 2022. 5. 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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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부실학술지'로 분류되는 학술지 출판사들의 내부인용 수치가 평균 대비 약 3배 가까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 부실 학술지는 정상치보다 최대 1천배까지 인용을 부풀리고 있었다. 특히 부실 학술지의 전체 인용 중 20%가 같은 출판사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상적인' 학술지·출판사의 경우 내부 인용 비율은 약 7%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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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성 포스텍 교수 연구팀, 논문 4천만건 내부인용 조사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이른바 '부실학술지'로 분류되는 학술지 출판사들의 내부인용 수치가 평균 대비 약 3배 가까이 높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부 학술지의 경우 같은 분야의 다른 학술지에 비해 1천배나 많은 경우도 있었다.

30일 정우성 포항공대 산업경영공학 교수 연구팀(유택호 사회문화데이터사이언스 연구소 박사, 유진혁 숭실대 AI융합학부 교수, 박진서·이준영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박사)은 엘스비어社의 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스코퍼스(SCOPUS)'에 등록된 약 4천만 건의 학술논문을 대상으로 출판사별 내부인용 수치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연구 결과, 부실 학술지는 정상치보다 최대 1천배까지 인용을 부풀리고 있었다. 특히 부실 학술지의 전체 인용 중 20%가 같은 출판사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는 연구자와 지원기관, 출판사로 이어진 시스템의 허점을 노려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 [사진=포항공대]

출판사 내부인용이란 연구자가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할 때 같은 학술지 또는 그 학술지를 발행하는 출판사의 다른 학술지에 실린 논문을 인용하는 것을 말한다. 학술적 의미가 있어서 타 논문을 인용하는 '정상적인' 인용이 대다수지만, 때때로 출판사가 자사 저널에 실린 논문을 주로 인용하도록 유도한다는 것은 학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는 논문피인용지수 즉 얼마나 많은 논문에 인용되었는지가 논문·학술지·출판사의 영향력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로 취급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를 "출판사 내부의 조직적 인용 카르텔"이라고 표현했다. 피인용지수가 높은 논문은 모두 우수 논문으로 인식되는 오해를 악용해, 부실 학술지가 서로 인용하며 의도적으로 인용 지수를 높이는 부정행위가 출판사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정상적인' 학술지·출판사의 경우 내부 인용 비율은 약 7%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실학술지의 내부인용률 20%는 이보다 세 배 가량 높은 것이다.

정우성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가 출판사들의 내부인용 유도행위의 직접적인 증거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데이터의 경향성을 볼 때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일부 나쁜 학자들이 전체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 선량한 다수의 학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부실 학술지와 출판사를 선별하고 조치해야 한다“면서 “인용 지수(Impact factor)는 질적 평가로 분류되고 있지만 이 역시 부정행위가 가능한 양적 지표로 전락하고 있어서 평가 체계의 개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논문을 많이 내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존의 양적 평가에서는 언제나 부실 학술지의 유혹이 있다. 의도적으로 부실 학술지를 이용해 성과를 부풀리는 연구자도 있지만 상당수는 부실 학술지임을 알지 못하고 교묘한 광고에 속은 피해자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실학술지, 부실학회 논란은 늘 논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관점과 상황에 따라 부실을 낙인찍을 수 없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 연구팀도 이러한 논란을 감안해 내부인용 비율이 높은 학술지나 출판사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20년부터 연구자에게 부실 학술지 정보를 제공하는 ‘건전학술활동지원시스템 (SAFE)’을 운영하고 있다. SAFE에서는 학술지별로 자체 조사와 연구자 커뮤니티의 참여를 기반으로 부실 등급을 부여해 연구자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지 않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 내용은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인포메트릭스(Journal of Informetrics)’에 최근 게재됐다.

/최상국 기자(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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