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이전 논란 전국화..서울·제주·경기·부산 "이재명만을 위한 공약"

박지영 기자 2022. 5. 30.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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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송영길, 출마 때 주택 41만호 공급한다더니 김포공항서 40만호"
박형준 "민주당 문지방 안 보고 밥만 먹으려 달려들다 밥상 엎는 정당"
부상일 "민주당, 제주 경제 완전 박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와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공약한 ‘김포공항 이전’이 6·1 지방선거 막바지에 전국적인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국민의힘 제주 지역 후보들은 30일 김포공항을 급히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김은혜 경기지사 후보와 공동 행동을 벌였고,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도 가세했다. 허향진 제주지사 후보는 “일개 국회의원 한 명 당선을 위해 김포공항을 없애려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협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후보. /연합뉴스

국민의힘의 오세훈·김은혜·허향진 후보와 부상일 제주을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에서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 협약식을 열었다. 오 후보는 “정말 피와 땀으로 하루하루 생계 영위하는 입장에서 모든 이슈가 사라지고 김포공항이 인천 가는 게 그렇게 중요한지 혀를 찰 것”이라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내건 이재명·송영길 후보를 비판했다.

오 후보는 “더 큰 문제는 이 공약은 두 후보의 급조된 졸속 공약이다. 이 공약이 나온 지 사흘”이라며 “송 후보의 공약은 첫날에 분명히 ‘서부 대개조’라는 말이 없었다. 공약이 문제가 되니 이틀 뒤 이 후보와 송 후보 모두 ‘서울 서부권 대개조’ 얘기를 꺼냈다”고 했다.

이어 “김포공항 뒤에 주택 40만호를 짓겠다고 했는데, 송 후보는 출마 당시 서울 41만호 주택공급 공약을 내놓고 얼개를 짰다”며 “두 달 전만 해도 서울시장에 갈지, 부산시장에 출마할지 망설인다는 말을 여러 번 한 송 후보가 한 달 만에 주택공약 숫자 자체를 바꾸는 걸 보며 이 공약이 숙성된 공약이 아니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중요한 공약을 숙성시키는 과정 전혀 없이 막 공약으로 던지고, 이제부터 공론화 시작할 테니 얘기해보자는 후보들이 한 명은 대통령 될 사람이었고 한 명은 민주당 대표를 했다”며 “이런 서글픈 현실을 서울시민과 경기도민, 국민께서 엄중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 두 후보에게 대한민국의 미래가 가볍게 느껴지는지 묻고 싶다”고 했다.

국민의힘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후보가 30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저지를 위한 공동 기자회견 및 연대협약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허향진 제주도지사 후보, 부상일 제주을 국회의원 후보. /연합뉴스

김은혜 후보는 “지금도 경기도에는 민간 공항이 없어 1400만에 달하는 경기도민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며 “특히 경기북부 도민은 가장 가까이에 있는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전국에서 항공 교통 접근성이 가장 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김포공항은 단순히 공항을 넘어, 수도권 서부 광역교통의 거점 터미널이다. 지하철 5, 9호선과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E, F 노선은 모두 김포공항역을 지나기 때문”이라며 “만약 이재명 후보 말대로 김포공항을 없애버린다면, 지하철 연장과 GTX 신설과 관련된 예비타당성 조사에 심각하게 악영향을 받을 수 있고, 최악의 경우 물거품이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를 향해 “전직 경기도지사이자 대선 후보가, 국가 전체의 이익은 내팽개치는 급조된 공약을 가지고 왔다”며 “민주당에게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을 위한,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의 정당”이라며 “단 한 명을 위해 존재하는 정당으로 전락했다. 간판만 ‘민주당’일 뿐, 본질은 ‘군주당’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허향진 후보도 “이 후보가 아무런 고민 없이 즉흥적으로 내놓은 공약이 제주도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경기도민의 경제권과 이동권을 심각하게 제한한다”며 “(김포공항 이전은) 제주를 찾는 연간 1500만명 관광객, 육지를 드나드는 제주도민, 상급 병원이 없어 수도권 병원을 부득이하게 찾는 급한 환자의 상황 등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중대한 문제”라고 했다.

허 후보는 “이 후보와 송 후보, 민주당 모두 단 한 시간이라도 진지한 고민이 있었는지 의문”이라며 “포퓰리즘은 지긋지긋하다. 일개 국회의원 한 명 당선을 위해 국가기관 하나 없애는 것은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후보가 27일 경기도 김포시 고촌읍 아라 김포여객터미널 아라마린센터 앞 수변광장에서 열린 김포공항 이전 수도권 서부 대개발 정책협약식에서 지나던 학생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부상일 후보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에 대해 ‘제주 패싱’ ‘함량 미달’ ‘제주 완박(제주 경제 완전 박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후보와 송 후보가) 제주와 한 마디 상의 없이 패싱해서 김포공항을 이전하겠다고 했다”며 “작대기만 꽂아도 당선되는 제주도 민주당 전체는 이 문제에 대해 중앙 정치인에 항의를 못 한다”고 지적했다.

부 후보는 “제주의 관광은 엄청난 부가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이다. 그 교통수단의 가장 중요한 항공을 없애겠다고 한다”며 ”민주당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제주완박을 했다”고 말했다.

박형준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포공항이 없어지면 피해는 제주만 보는 것이 아니다. 부산도 직격탄을 맞는다”고 했다. 그는 “부산을 관광도시로 만든 주역이 바로 김포~부산 항공 노선”이라며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야말로 민주당이 얼마나 문지방을 보지 않고 밥만 먹으려 달려들다 밥상을 엎는 정당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눈 앞의 서울만 보고 눈 뒤의 부산과 제주는 보려 하지 않는 단견에서 짙게 드리운 포퓰리즘을 본다”며 “이런 분들이 정권 안 잡은 게 부산으로서는 정말 큰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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