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의 또 다른 복병..더 이상 '중저가'는 없다

정인아 기자 2022. 5. 3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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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정부가 물가와 이자 부담 낮추기 위한 여러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아직 체감이 잘 안 되시는 분들 많을 겁니다. 

요즘 자동차나 전자제품 등 가격대가 높은 제품 가운데 중저가 모델이 아예 사라지거나 가격이 크게 오르는 것이 늘면서 물가 상승의 또 다른 복병이 되고 있습니다. 

정인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요즘 완성차 업체들이 저가 모델 종류를 줄이고 있군요? 

[기자] 

메르세데스 벤츠의 올라 칼레니우스 CEO는 최근 "영업이익을 늘리려면 나무의 밑동을 잘라내고, 윗부분을 확장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여기서 밑동이 저가 모델, 윗부분이 고가 모델을 의미합니다. 

벤츠는 A클래스 등 소형차 모델을 7개에서 4개로 줄이고, 고가모델 판매에 주력할 방침입니다. 

국내에선 기아의 K3가 2024년부터 생산을 중단하고, 현대차의 쏘나타는 개발 계획이 나오지 않는 등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현대차와 기아는 "공식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량이 줄자 수익성 높은 고가 모델 위주로 판매전략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중저가 모델 단종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앵커] 

저렴한 제품은 사라지고, 비싼 제품은 더 비싸지는 추세라고 볼 수 있겠군요? 

[기자] 

TV와 가전 업계에서도 소위 가성비 제품보다는 프리미엄 제품 출시에 더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이종민 / LG전자 책임 : 단순히 가성비만을 따지는 수요가 아니라 나만의 사용 경험에 맞는 제품들의 수요가 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게임을 좋은 화질로 제대로 즐기고 싶은 게이머들은 42인치 올레드TV를 찾는다던가] 

명품 브랜드에서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 '입문 아이템'으로 불리던 제품들도 속속 가격을 올리면서 입문의 문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금융상품 중에선 신용카드를 예로 들 수 있는 연회비가 저렴하고 각종 할인 혜택이 많은 이른바 '혜자 카드' 종류를 점차 줄고 있습니다. 

혜택 받아 쓰던 건 이젠 돈 내고 쓰던가 못 쓰게 되니 소비자 입장에선 물가 부담으로 체감됩니다. 

[앵커] 

앞서 언급한 사례들 생필품이 아니니 안 사면 그만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씁쓸할 수밖에 없겠군요 

[기자]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소비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입니다. 

물가 상승 영향을 비교적 덜 받고 늦게 받는 고소득층을 겨냥한 상품 출시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서용구 /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소비의) 프리미엄화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가 뭘까 생각해보면 (코로나19로) 2년 반 정도 집에 갇혀 지내면서 쌓인 스트레스 등을 소비를 통해서 풀어야 되니까 아무래도 보통 때보다는 훨씬 더 고급스러운 소비를 지향하고 있고요.] 

정부가 공공재 성격인 통신비 인하를 위해 5G 중간 요금제를 추진 중인데, 모든 제품에 중저가 제품 출시를 강요할 순 없다 보니 소비자 선택의 폭은 줄고 체감물가는 오르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 

정인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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