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굶으며 성금 보낸 간호사들..이순신 묘소 팔릴 위기 막은 편지 문화재로
이한나 2022. 5. 30. 18:06
2만여명 400개 단체 동참
10개월간 1만6000원 모아
현충사 사당 중건에 쓰기도
10개월간 1만6000원 모아
현충사 사당 중건에 쓰기도
일제 강점기이던 1931년 이순신 장군 묘소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외 동포들이 성금을 쾌척하며 작성한 편지 등 기록물이 등록문화재가 된다.
점심을 굶어가며 모은 돈을 보낸 평양 간호부들과 쌈짓돈을 모아 보낸 괴산 학우들 사연이 담겨 있는 소중한 자료이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이충무공 묘소 보존과 현충사 중건 민족성금 편지 및 자료'를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이 자료는 1931년 5월 충남 아산에 있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묘소와 위토(位土·문중에서 조상의 제사 경비 마련을 위해 농사 짓는 땅)가 경매로 팔릴 위기에 처하자 국내외 동포들이 민족 성금을 모은 '현충사 중건운동' 당시 작성된 편지와 기타 기록물이다.
당시 송진우·정인보 등이 이충무공유적보존회를 조직해 성금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후 전국에서 답지한 성금을 기반으로 현충사 사당을 다시 건립하는 사업이 진행됐다.
1932년 6월 5일 낙성식과 함께 영정 봉안식이 거행됐다.
모금 운동에는 1932년 3월까지 국내외 2만여 명과 400여 단체가 동참했고, 당시 화폐가치 기준으로 약 1만6000원이 모였다.
당시 성금과 함께 동봉된 편지에는 밥 짓는 쌀을 한 홉씩 모아 판돈(50전)을 보낸 서소선·박순이, 괴산 연광학원의 학우 60여명이 모은 돈(1원), 점심을 굶고 모은 돈(11원)을 보낸 평양 기독병원 간호부 40명 등의 절절한 사연이 담겼다. 일본과 미주, 멕시코지역 한인·유학생 등 해외 기부자들의 사연도 나타났다.
다른 관련 기록물에서는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철거된 현충사의 중건 결의, 현충사 기공 후 이듬해인 1932년 6월 5일 낙성식 개최 등 지출내역 전반도 파악할 수 있다.
유물은 충무공 고택 창고에 보관돼다 2012년 발견됐다. 일제강점기에 전 민족을 결집시켰던 성금 모금에서 현충사 중건에 이르기까지 민족운동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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