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가니니 이어 시벨리우스도 석권하다
라이징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7년 전 파가니니 콩쿠르서
'인모니니'라 불리며 스타덤
카간·뮬로바·카바코스 등 거친
시벨리우스 콩쿠르 우승으로
다시 한번 천재성 입증
29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잔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27·사진)는 승리의 기쁨보다 선의의 경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에 더 만족한 듯했다.
2015년 이탈리아 프레미오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한국인 첫 우승자로 국내에서도 유명세를 얻으며 '인모니니'라는 별명까지 얻은 그는 다시 도전한 콩쿠르에서 또 한 번 '한국인 최초 우승자' 타이틀을 얻게 됐다.
하지만 콩쿠르를 준비하는 동안 확산된 코로나19는 5년 주기로 열리는 대회 일정을 2년 더 늦추며 그의 심신을 지치게 했다. 실전에선 치열하게 경쟁하지만 영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다른 연주자들을 만나지 못하는 것도 그에게는 고역이었다.
고진감래의 결실은 달콤했다. 양인모는 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하면서 상금 3만유로(약 4000만원)를 받았다. 시벨리우스가(家)가 수여하는 특별상 '망누스 린드베리 위촉곡 카프리스 최고해석상'을 더하며 특별상금 2000유로(약 269만원)도 챙겼다. 바이올리니스트 페카 쿠시스토와 콩쿠르 의장 사카리 오라모에게 지도를 받을 수 있는 기회와 함께 1772년 제작된 고(古)악기 '조반니 바티스타 과다니니'를 1년간 빌려 쓸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우승 트로피는 대체불가토큰(NFT)으로 받았다.
양인모는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어 행복하고 처음 온 핀란드에서 관객 호응이 좋고 매우 따뜻해서 위로와 에너지를 얻었다"며 "유럽 활동이나 해외 커리어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번 콩쿠르 결선에 오른 6명 중 2위는 네이선 멜처(22·미국), 3위는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3·우크라이나)가 차지했다. 결선에는 한국계 미국인 이예송(미국명 예송 소피 리·18)도 올랐다.
양인모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젊은 바이올리니스트다. 2008년 금호영재콘서트로 데뷔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독일 베를린 한스아이슬러 국립음대를 거쳤다.
파가니니 콩쿠르 우승 이후 2018년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2019년 제12회 대원음악상 신인상, 2020년 재단법인 플라톤아카데미의 그리움 아티스트, 2022년 부산시립교향악단 올해의 예술가로 선정됐다. 최근 다비트 라일란트의 지휘로 프랑스 메스 오케스트라와의 프랑스 현지 공연과 한국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도이체그라모폰(DG)을 통해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스'와 '현의 유전학' 등 총 2장의 음반을 발매했다.
핀란드 대표 작곡가 잔 시벨리우스를 기리기 위해 마련된 잔 시벨리우스 콩쿠르는 만 30세 이하 바이올리니스트를 위한 콩쿠르로 5년 주기로 열린다. 1965년 제1회 대회 우승자인 올레크 카간을 비롯해 빅토리야 물로바, 레오니다스 카바코스, 세르게이 하차트랸 등 거장들을 배출했다. 코로나19로 당초 일정보다 2년 연기돼 열린 올해 경기와 관계없이 다음 콩쿠르는 2025년에 열린다.
협회는 올해 콩쿠르에 240명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지원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975년 이성주, 1995년 백주영, 2005년 신지아, 2010년 김봄소리 등 한국인 바이올리니스트가 결선에 오르기도 했다. 2015년에는 정경화의 제자인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크리스텔 리가 우승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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