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편중 인사' CNN 지적에 "시간 없어서"라는 윤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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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미국 <시엔엔> (CNN)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남성 편중 내각이라는 지적에 "첫 내각을 구성하는 데 시간도 없고 제약도 있어서 잘 알려진, 눈에 띄는 이들로 내각을 꾸렸지만 향후에는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시엔엔>
, "젊은 세대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집단적 구조적 차별에 직면하지 않고 성장했다"(4월14일·워싱턴포스트 인터뷰)보다는 진일보한 인식을 내보였지만, 남성 편중 내각이나 성평등 지표를 둘러싼 지적에 '시간이 없어서' '국민의 성평등 인식이 약해서'라고 설명한 대목을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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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제약 탓 알려진 사람 위주로 인선..여성 기회 늘릴 것" 시엔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 한 인터뷰에서 남성 편중 내각이라는 지적에 “첫 내각을 구성하는 데 시간도 없고 제약도 있어서 잘 알려진, 눈에 띄는 이들로 내각을 꾸렸지만 향후에는 여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서오남’(서울대·50대·남성) 내각으로 불리는 새 정부의 극단적 성불균형 인선 배경으로 ‘시간’을 꼽은 윤 대통령의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시엔엔>이 28일 공개한 인터뷰에서 ‘대선 기간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는 것을 고려한다고 했는데, 한국의 성평등 지표는 국제적으로 바닥 수준이다. 성평등 이슈를 어떻게 다뤄나갈 계획인가”라는 물음에 “한국은 굉장히 오랫동안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보장되지 않았다.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법·제도가 약했을 뿐 아니라,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이, 심지어 여성조차도 약화되어 왔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지난해 선거운동할 때 20∼30대 남녀와 많이 대화했다. 나는 이 문제(성평등)가 오직 젠더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 서비스나 직업 등 여타 분야에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는 것에 관한 문제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또한 남성 위주 내각에 대한 내·외신의 비판을 의식한 듯 “여성의 전문성을 철저히 이해하고 적극적인 공정 정책을 펴 나갈 계획”이라며 “향후에는 더 적극적인 공정 정책을 펴겠다”는 말로 성평등 질의에 대한 답변을 끝맺었다.
‘토크 아시아’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된 이번 인터뷰는 지난 23일 <시엔엔>이 서울에서 진행한 것으로 당일 공개된 인터뷰에는 담기지 않았던 내용이다. <시엔엔>은 성평등 관련 등의 발언을 담아 21분가량으로 윤 대통령의 인터뷰 내용을 추가로 공개했다.
윤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할당·안배는 하지 않겠다”(4월10일, 장관 인선 기자회견), “젊은 세대는 남성과 여성이라는 집단적 구조적 차별에 직면하지 않고 성장했다”(4월14일·워싱턴포스트 인터뷰)보다는 진일보한 인식을 내보였지만, 남성 편중 내각이나 성평등 지표를 둘러싼 지적에 ‘시간이 없어서’ ‘국민의 성평등 인식이 약해서’라고 설명한 대목을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당선 직후인 지난 3월10일부터 5월10일 취임하기까지 두 달 동안 인수위를 꾸려 국정 준비를 해왔다. 이를 바탕으로 꾸린 1기 내각이 ‘서오남’이었다. 국무총리·17개 부처 장관·대통령실 수석 가운데 여성은 단 3명뿐이었다. 이런 남성 편중 인사에 대해 내신은 물론 외신도 비판적으로 지적하자, 윤 대통령은 공석인 교육부·보건복지부 장관, 식품의약품안전처장 후보자를 여성으로 지명했다. 김인철 교육부 장관과 정호영 복지부 장관이 각각 낙마한 지 23일, 이틀만이다. 지난 21일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한·미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남성 편중 인사를 꼬집는 돌발 질문을 한 시점을 놓고 보면 불과 닷새만의 일이다. 한편에서는 장관 후보자로 여성을 지명하면서 속도전에 치여 전문성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7일 <와이티엔>(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성이 없다고 지적받자 억지로 여성을 끼워 맞추기를 하고 있다. 정말 능력 있는 여성을 앉히셨어야 하는데 이런 분(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을 앉히기 때문에 자꾸만 남성들에게서 역차별 얘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밝힌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국민적 인식이 심지어 여성조차도 약화돼 왔다”는 발언 역시 논란거리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4월 발표한 ‘2021 양성평등 실태조사’를 보면, 국민의 성평등 의식은 5년 전 조사에 견줘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더욱이 윤 대통령 설명대로라면, 이번 대선에서 20대 여성의 58%가 ‘여성가족부 폐지’ 등 반여성 정책을 공약으로 내세운 윤석열 후보에 반대해 상대편 후보로 결집한 현상을 설명하기도 어렵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성평등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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