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측 "사저 앞 욕설시위 엄중한 책임 묻겠다"..법적 대응 나서(종합)

박혜연 기자,김명규 기자 2022. 5. 30. 17:2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위 영상들도 공개..수백미터 밖에서 마을 전체에 소음 울려퍼져
"무기력한 공권력에 주민 행복추구권은 어떻게"..이낙연 "증오연설 규제 입법" 주문도
26일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주변에 문 전 대통령 비판 단체 시위로 인한 이지역 주민들의 피해 호소 현수막이 걸려져 있다. 2022.5.26/뉴스1 © News1 김영훈 기자

(서울·양산=뉴스1) 박혜연 기자,김명규 기자 = 문재인 전 대통령 측이 경남 양산 사저 앞에서 매일 집회를 열고 있는 보수단체를 고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30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문 전 대통령 내외는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 측은 "평온했던 마을이 고성과 욕설이 난무하는 현장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이 퇴임하고 평산마을에 내려온 이후 반복되는 일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확성기 소음과 원색적인 욕설에 시달리며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고 했다.

보수단체와 보수 성향 유튜버 등은 문 전 대통령의 퇴임 후 양산 사저 앞에서 매일 집회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때문에 평산마을에 거주하는 70~90대 주민 10명은 최근 소음 스트레스로 식욕 부진, 불면증 등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보도자료와 함게 문 전 대통령 측이 공개한 영상 4개에는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소리를 지르며 문 전 대통령을 향해 "개XX", "빨갱이"라고 욕설을 하는 보수 유튜버나 1인 시위자 모습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시위자들이 내는 소음은 수백미터 밖에서도 들려 주변 인가와 산에 울려 퍼지고 있었다. 시위자들 주변에는 경찰이 배치됐지만 적극적으로 제지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집회·시위의 외피를 쓰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반이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림으로써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라고 영상 공개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막무가내식 저주와 욕설로 선량한 주민들 피해가 커지고 있음에도 공권력은 왜 무기력해야만 하는지, 마을 주민들의 사생활 보호와 행복추구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이와 같은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문 전 대통령 측은 "이를 통해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정부와 치안 당국도 단호히 대응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전 대통령.(문다혜씨 트위터 캡처) © 뉴스1

이날 경찰 등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 측은 사저 앞에서 시위하는 보수단체 등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할 때 필요한 증거나 절차 등을 문의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 사저 앞 집회·시위의 과도한 소음과 욕설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끔찍한 욕설과 저주, 협박을 쏟아내는 것은 우리가 지향한 민주주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48가구가 살던 시골 마을이 오랜 평온을 잃고 최악의 소요에 시달리고 있다"며 "차마 옮길 수 없는 욕설 녹음을 확성기로 온종일 틀어대고 섬뜩한 내용의 현수막이 시야를 가린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주민들의 그런 고통에 전직 대통령 내외분은 더욱 고통스럽고 죄송스럽다. 부당하고 비참한 현실"이라며 "이 지경이 됐는데도 정부와 지자체, 특히 경찰은 소음측정이나 하고 있다. 업무 태만을 넘어 묵인이 아닌지 의심받아도 할 말이 마땅찮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제약하지 않되, 주민의 피해를 최소화할 입법을 강구하길 바란다"며 "민주주의 성숙을 위해 증오연설(헤이트 스피치) 규제 입법을 서두를 것도 국회에 주문한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도 지난 2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게 과연 집회인가? 총구를 겨누고 쏴대지 않을 뿐 코너에 몰아서 입으로 총질해대는 것과 무슨 차이인가"라며 "집 안에 갇힌 생쥐 꼴이다. 창문조차 열 수 없어 사람으로 된 바리케이드 같다"고 적었다. 해당 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집으로 돌아오니 확성기 소음과 욕설이 함께하는 반(反)지성이 작은 시골 마을 일요일의 평온과 자유를 깨고 있다"며 "양산 평산마을 주민 여러분 미안합니다"라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hypark@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