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생리대 가격에 저소득 여학생들 부담 커져.. "생리대 공공필수품 지정해야"
"지원금으로 대형·오버나이트 생리대까지 구매 어려워"
고등학생 최모(16)양은 최근 생리대를 좀 더 저렴한 것으로 바꿨다. 차상위계층 가정인 최양은 정부로부터 생리대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생리대 가격이 오르면서 원래 쓰던 제품을 구매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양은 “원래 쓰던 제품이 더 좋지만, 큰 사이즈 제품까지 구매하려면 더 저렴한 걸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면서 “올해 생리대 지원금이 올랐지만 가격이 더 빨리 올라서 오히려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물가 상승으로 생리대 가격이 오르면서 정부로부터 지급받는 생리대 지원금으로 생리대를 구입하는 저소득 여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매해 3~4% 정도 지원금액을 인상하고 있지만 생리대 가격 인상폭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제2의 깔창 생리대’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생리대를 필수품으로 인식하고 가격 억제 품목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30일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 포털에 제공된 상품별 가격 동향을 보면 쏘피바디피트 블록맞춤 날개 중형(32개입) 평균 가격은 5월 기준으로 1만2095원이다. 작년 12월까지만 해도 8048원이었는데 반 년 만에 33.4%나 올랐다. 타사 제품인 좋은느낌 좋은순면 울트라 날개(중형36개입)도 평균가격이 1만933원에서 1만1824원으로 올랐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약 259억원 규모의 예산을 생리대 지원사업비로 편성했다. 지난해에 비해 대상자 범위가 확대된 만큼 예산 규모도 늘린 것이다.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족지원법에 해당하는 중위소득 50% 이하(4인 가족 기준, 512만1080원) 가구의 만 9~24세 여성 청소년 약 24만4000명이 대상이다. 저소득층 여학생들은 매월 1만2000원의 생리대 구매 비용을 성년이 될 때까지 지원받는다.
하지만 정부 지원에도 불구하고 생리대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저소득층 여학생이 구매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다. 여성 1명이 1년간 사용하는 생리대는 약 480개에 달한다. 한 달에 최소 40개의 생리대가 필요한 셈이다. 생리 기간과 상황에 따라 소형과 중형, 대형 등 여러 종류의 생리대 구입이 필요하지만, 정부 지원금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다.
4년째 저소득층 여학생 생리대 관련 후원을 하고 있는 김세영(28)씨는 이달 들어 후원금을 2만원 더 올렸다. 김씨는 “학생들이 후원받는 패키지 생리대는 다양한 종류로 구성되는데, 학생들이 같은 지원을 받지 못할까 후원금을 좀 더 내려고 한다”면서 “깔창 생리대 사건이 다시는 재현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생리대 관련 후원을 펼치는 복지단체들도 생리대 가격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국내 대표 후원단체 중 한 곳인 ‘굿네이버스’는 올해 6000~6300개의 키트 분량의 생리대를 확보한 상황이지만, 이후 지원 물량에 대해서는 생리대 가격 인상에 따라 키트 구성을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관계자는 “다행히 올해는 물가 상승률이 생리대 가격인상에 반영되기 전에 1년치를 입찰받았다”면서도 “앞으로 확보되는 후원금이나 예산에 따라 추가 지원사업을 할 경우에는 물가 상승을 반영해 키트 구성 단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리거나 구성 물품이 교체되는 등의 상황까지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생리대를 공공필수품으로 지정해 정부가 가격을 관리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박지영 상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 사회가 고령화·저출산에 극단적으로 와 있는 상황에서 여성 청소년을 비롯해 여성들이 엄연히 누려야 하는 권리가 경제적 차원에서 어려워지는 게 아닌 보장받고 보호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생리대를 공공필수품으로 지정해서 물가 상승에 조금이라도 덜 영향을 받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또 송다영 인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도 “이제는 생리대를 공공필수품으로 분류해야 한다”며 “(생리대로 인한 가격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라도) 물가 상승으로부터 생리대 가격 인상을 조금은 늦추거나 막는 등의 움직임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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