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 / 이화여대서 강연
안호상 세종문화회관 사장은 최근 이화여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매경CEO 특강에서 '한국의 극장과 극장 경영'을 주제로 강연하며 예술 산업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는 IP를 극장에 활용할 수 있는 예술가적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사장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뒤 1984년 예술의전당 공채 1기로 입사하면서 공연예술계에 발을 들였다. 그는 예술의전당 건립부터 참여해 현대적 의미의 극장 운영 모델을 정립하는 데 기여했다. 23년간 예술의전당에서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2007년 서울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해 예술가 지원 사업, 하이서울 페스티벌 개편 등 서울시민의 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했다. 2012년 국립중앙극장 제33대 극장장으로 취임한 후 '국립 레퍼토리 시즌제'를 도입해 국립극장과 국립단체의 발전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7년부터는 홍익대 공연예술대학원장으로 부임해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한 학술 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썼다. 38년 동안 공연예술 분야에서 일하며 시대 변화를 이끌었던 안 사장은 지난해 10월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취임했다.
안 사장은 자신이 건립 때부터 참여한 예술의전당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한국 공연예술 발전상을 설명했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가 결정되면서 급히 서울에도 문화예술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런던이나 뉴욕, 파리 등 주요 도시에 버금갈 만한 문화시설이 필요한데 기존 시설로는 수요를 커버하기 어렵겠다고 판단을 내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예술의전당 탄생은 한국 공연예술사의 큰 변화를 이끌었다. 안 사장은 "콘서트 전용 공간과 공간별 장르적 기능성이 어느 극장에도 뒤지지 않는 공연장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당시 첨단 복합 예술 공간의 건립 경험을 토대로 현재까지 공연예술 중심 공간으로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예술의전당 탄생을 계기로 한국 극장계가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마케팅적 측면을 고려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의전당 건립 당시 외국 건축가들은 콘서트홀에 상주 단체를 둘 것인지 아닌지를 물어왔지만, 한국에는 상주 단체 유무의 차이를 이해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회상했다. 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세종문화회관,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립극장과 달리 예술의전당은 민간 예술극장으로 애초에 자생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숙명에 놓이면서 모든 공연의 수익성에 일찍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숙명은 예술의전당이 전에 없던 새로운 방식의 공연을 기획하는 데 영향을 줬다. 안 사장은 "순수예술로만은 관객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 1999년에는 가수 조용필의 공연을 직접 기획했고 영국 내셔널시어터의 작품을 가져와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며 "오페라극장을 오페라만으로 채울 수 없어 뮤지컬을 들여와 렌트, 맘마미아 등이 한국에서 초연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 사장은 세종문화회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기관 이미지와 노후화된 시설 개선을 과제로 삼고 해결에 나서고 있다. 그는 "세종문화회관이 한국 전통을 가진 새로운 제작극장으로 변화하고자 한국 예술가들의 발표 공간이 됐으면 하는 바람과 극장 노후화를 개선시켜야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7월 새로 문을 여는 광화문 광장의 중심에 세종문화회관이 있기에 한국 콘텐츠를 알리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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