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CEO 특강] 박종복 SC제일은행장 / 한양대서 강연

문재용 2022. 5. 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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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열풍, K금융엔 해외도약 절호의 기회
"핀테크 기업의 등장을 기존 금융사들의 위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4대 금융지주사는 이를 오히려 세계적 금융사로 도약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박종복 SC제일은행장은 최근 한양대에서 열린 매경CEO 특강 연사로 나서 금융권에 불어닥친 신기술 열풍이 전통적인 금융사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핀테크·플랫폼 기술을 통해 금융산업에서도 국경의 개념이 점차 사라지고 나면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해외 금융사들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고, 이미 서비스 품질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국내 금융사들이 기회를 맞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박 행장은 "K팝과 각종 한류 문화를 포함해 한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분야가 많아졌지만 K금융은 아직 갈 길이 멀다. 4대 금융지주가 훌륭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세계 일류는 아니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카카오나 토스의 등장이 첨단기술 역량을 강화할 기회가 될 수 있다"며 "4대 금융지주도 잠재력이 발현되면 세계적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행장은 1979년 제일은행에 입행해 40여 년간 몸담았으며, 일선 영업점을 두루 거쳐 PB사업부장·영업본부장·소매채널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뒤 2015년 은행장에 올랐다. 제일은행이 영국계 SC은행에 인수된 뒤 한국인이 은행장을 맡게 된 첫 사례였다. 이후 안정적인 성과를 올리며 2020년 3연임에 성공했다.

박 행장은 국내 은행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외국계 은행 행장직까지 오른 개인 경험을 소개하며 청년들에게 분야를 막론하고 국제 무대에 진출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40여 년간 일해온 일터는 똑같지만 앞선 20년은 한국계인 제일은행이었고, 나머지 20년은 외국계 은행에서 활동한 셈"이라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제 무대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지만 지금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으로 취급받고 있는 데다 한국 청년들 역량도 세계적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직원들이 SC은행의 각국 지점에 근무하면서 호평받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며 "처음에는 언어적인 문제로 무시받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한국 직원들의 열정과 실력이 뛰어난 덕에 1~2년만 지나면 대부분 인정받는다"고 전했다.

박 행장은 최근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매금융 분야에서 철수하는 변화에 대해 "한국 기업들이 이미 국내 무대를 넘어 세계에서 활동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SC제일은행처럼 글로벌 역량을 갖춘 금융기관은 할 일이 많다"며 "이제는 한국에서 종합영업을 하는 외국계 은행이 SC제일은행만 남아 큰 역할을 맡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매금융 분야에서는 자산관리 서비스에서의 강점을 내세웠다. 박 행장은 "과거에는 상위 1%를 대상으로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한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며 '영 리치'와 중산층을 포함해 전 국민에게 자산 운용이 중요해졌다"면서 "SC제일은행은 글로벌 투자상품을 분석하는 데 앞서 있어 차별화된 영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환경·책임·투명경영(ESG)에 대해서는 "SC그룹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해 ESG 금융을 실천하고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모바일 중심의 금융 신기술이 등장하며 기존 금융산업이 모두 뒤집힐 것처럼 인식되지만 결국은 사람을 만나고 인문학·철학적 가치를 나누는 과정이 필수"라면서 사회공동체와 인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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