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격전지] 수원 군공항 이전 놓고 수원‧화성시장 후보들 간 동상이몽

나선리 경기본부 기자 2022. 5. 30.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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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지사‧수원시장 출마한 국민의힘‧민주당 후보들, "수원군공항 이전 협력 추진" 한목소리
화성시장 국민의힘‧민주당 후보들, 일제히 수원군공항 화성으로의 이전 "반대"
화성지역 일부 주민들, 화성 화옹지구로 이전 반대..화성시 설득 또는 제3후보지 검토 등 과제 남아

(시사저널=나선리 경기본부 기자)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느 선거 때처럼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가 화두로 떠올랐다. 수원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물론 경기도지사 후보들까지 가세해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나섰다. 누가 당선되든 군공항 이전이 일사천리로 추진될 듯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전 후보지인 화성의 기초단체장 후보들은 일제히 군공항의 화성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진행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수원시장 김용남 국민의힘 후보(좌)와 이재준 민주당 후보(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수원, 국힘 김용남 후보 "연내 화성 화옹지구 확정" vs 민주 이재준 후보 "화성국제공항 조성"

이번 지방선거 수원시장에 출마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일제히 수원 군공항을 이전 후보지인 화성으로 이전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들은 모두 경기지사 후보들과도 협력해 수원 군공항 이전을 조속히 추진하겠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수원 군공항 이전을 '제1공약'으로 내세운 김용남 국민의힘 수원시장 후보는 정부·경기도와 협력해 예비 이전지인 화성 화옹지구에서 '예비'를 빼고 연내 이전지로 확정짓겟다며 속도전을 내세웠다. 그는 화옹지구 주변의 신도시 개발과 함께 민·군통합 국제공항 이전 계획 등으로 화성 내 찬성 여론을 높여 이전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김 후보는 군공항을 옮긴 뒤 기존 부지에 매머드급 산업단지를 짓는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바이오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 R&D단지와 복합문화공간 ECO파크를 조성하겠다"며 "초일류 국내·외 기업의 질 좋은 일자리가 넘치는 수원형 실리콘밸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일에는 김용남 수원시장 국민의힘 후보와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가 수원 군공항 이전을 함께 추진한다는 내용의 공동정책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김은혜 후보 역시 전담 TF 신설을 통한 군공항 이전을 공약으로 내세웠기에 동반 당선 시 협업으로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후보 역시 군공항 이전의 조속한 추진과 함께 '화성국제공항' 조성과 주변 지역 동반 경제자유구역화를 내세웠다. 그는 수원군공항 문제의 해결을 위해 "군공항이 혐오시설이라는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면서 "신규로 이전될 군·민간 융합 공항을 화성국제공항(가칭)이라 명명하고 화성국제공항을 중심으로 한 경제자유구역 건설을 추진한다면 화성지역의 반대 여론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 수원군공항 이전지역은 제2부시장 재임 시절 스마트폴리스 개발을 준비해 두었는데 화성국제공항, 지하철 연장, 이전지역 주변 지원사업 등에 대한 사업비가 추가돼 새로운 도시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군공항 이전지역에 ICT, 반도체, 바이오 등 국가전략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하게 되면 서수원 첨단기업신도시, R&D 사이언스파크로 이어지는 첨단기업벨트가 형성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역시 수원 군공항 이전에 대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 27일 이재준 수원시장 민주당 후보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등과 함께 정책 협약을 맺고 군공항 특별법 개정안을 통한 군공항 이전 문제 해결을 다짐했다. 이날 이들은 정조인문예술재단에서 열린 '수원군공항 이전 시민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해 '수원 군공항 이전을 위한 정책협약서'에 서명했다. 이날 김동연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수원군공항은 반드시 빠른 시간 내에 이전해야 할 문제"라며 "당선이 되면 인수위원회 내 수원 군공항 이전과 관련된 전담 TF 등을 구성해 수원 군공항 이전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화성시장 구혁모 국민의힘 후보(좌)와 정명근 민주당 후보(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화성, 국힘 구혁모 후보 "일단 폐쇄, 눈치안보고 이전 막을 것" vs 민주 정명근 후보 "화성 지역 이전은 절대 없어"

한편, 화성시장 선거에 나선 구혁모 국민의힘 후보와 정명근 민주당 후보는 군공항의 화성 이전에 대한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구혁모 국민의힘 화성시장 후보는 "눈치보지 않고 군공항 이전을 막아낼 것"이라며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원시의 주장은 화성시로 가라는 것이고, 그동안 화성 민주당과 수원민주당이 핑퐁을 해 왔는데 일단 폐쇄부터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그래야 시민들의 불편이나 공해가 최소화된다고 본다"면서 "그 다음 이전을 논의하는 게 진정성 있는 해결책"이라고 했다. 그는 "군공항 부지 활용 방안 논의보다 시민들이 군공항으로 인한 피해를 받지 않는 게 우선"이라며 군공항 폐쇄 필요성을 강조했다. 구 후보는 지난 25일 화성시청에서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와 만난 자리에서도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눈치 보지 않고 정치를 해 왔다"며 "비행장이 오지 못하도록 열심히 일할테니 시민 여러분께서 방패막이가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명근 민주당 화성시장 후보 역시 화성시로의 군공항 이전에 대해 반대 입장을 명확히 했다. 정 후보는 "수원군공항의 화성 지역 이전은 절대 없고 병점권역에서 타 지자체로 조속히 이전함과 동시에 피해 보상과 규제 완화로 그간 주민분들의 고생을 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동안 군공항 이전 문제는 화성시민이 주체이면서도 끌려갔다. 이제 이전에 따른 평가는 화성시민이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화성지역 일부 주민들, 화성 화옹지구로의 이전 여전히 반대

화성 내 화옹지구가 있는 서부지역 주민들은 여기저기 수원군공항 화성 이전을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고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는 "군공항 이전 문제는 이전 후보지 선정과정부터 비민주적이었다"며 "화옹지구로의 군공항 이전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수원 군공항 이전 문제는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이듬해 수원시의 이전 건의를 거쳐 논의가 본격화됐고, 2017년 화성 화옹지구가 예비후보지로 선정됐다. 하지만 화성시의 반발로 이전사업은 지원방안 수립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답보 상태에 놓여 있다.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수원시는 2019년 초 군공항과 민간공항을 통합한 '경기남부국제공항' 조성 방안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했으며, 국토부는 6차 공항개발종합계획에 이를 반영했다. 이후 이전 후보지인 화성시를 제외한 수원시와 정치권은 '수원 군공항 이전' 을 '민·군 통합 경기남부국제공항 건설'로 명칭을 바꿔 사용하기도 한다. 화성이전반대 범시민연대측은 이런 모호한 명칭을 만든 것 자체가 공항 이전의 당위성을 높이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정부‧경기도 차원서 논의 본격화될 듯…화성시 설득, 제3후보지 검토 등 과제 남아

한편, 오는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도지사 후보들까지 수원 군공항 이전을 적극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누가 당선되든 이전에 대한 논의는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일 당선인 신분으로 수원을 찾았던 윤석열 대통령도 "수원군공항 이전을 위한 중앙정부의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다만 당시 윤 대통령은 화성시로 이전하겠다고 지역을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다.

경기도지사 후보들 역시 공식적으로 화성으로 이전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화성 화옹지구가 예비 후보지로 지정돼 있는 상황에서 화성 일부 지역민들 사이에서 이전에 대한 위기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화성시장 후보들 역시 이러한 지역 여론을 의식해 화성 지역으로의 군공항 반대를 외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향후 화성시 설득 또는 제3의 후보지 검토 등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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