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까지..임영웅 0점 '뮤뱅' 논란 쟁점은
점수 조작 시도·특혜 있었는지 관건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국민신문고를 통해 ‘뮤직뱅크’ 점수 조작 의혹 관련 민원을 접수하고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이달 13일 방송한 ‘뮤직뱅크’에서 걸그룹 르세라핌의 ‘피어리스’(FEARLESS)에 밀려 1위에 오르지 못한 이후 불거졌다.
임영웅의 일부 팬들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방송 횟수 점수가 0점이었던 반면, ‘피어리스’는 5348점을 받아 이에 힘 입어 1위를 차지했다는 점에 주목하며 ‘뮤직뱅크’ 1위곡 선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당시 ‘다시 만날 수 있을까’와 ‘피어리스’ 총점은 각각 7035점과 7881점을 기록했다. 방송 횟수 점수를 빼면 ‘피어리스’의 총점은 2533점이 된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는 방송 횟수 점수가 0점이라 해당 부문을 점수를 빼도 총점이 그대로 7035점이다. 방송 횟수 점수가 1위를 가른 셈이다.
이와 관련해 ‘뮤직뱅크’ 제작진은 18일 KBS 시청자권익센터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올려 “이번 순위의 집계 기간은 5월 2~8일이며 해당 기간에 집계 대상인 KBS TV, 라디오, 디지털 콘텐츠에 임영웅의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방송되지 않았다”고 임영웅의 방송 횟수 점수가 0점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임영웅의 일부 팬들이 순위 집계 기간 내에 KBS 쿨FM ‘설레는 밤, 박소현입니다’, KBS 2Radio ‘임백천의 백 뮤직’, KBS 해피FM ‘김혜영과 함께’ 등 여러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가 선곡 됐다는 사실을 짚으며 추가 의문을 제기하면서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이때부터 ‘뮤직뱅크’를 둘러싼 순위 조작 의혹은 일파만파 커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뮤직뱅크’ 제작진은 홈페이지에 “방송 점수 중 라디오 부문은 KBS 쿨 FM 7개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집계하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 외에는 집계 대상이 아니며 이 기준은 모든 곡에 매주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는 추가 입장을 내며 진화에 나섰다. 임영웅의 신곡을 선곡한 라디오 프로그램들이 집계 대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작진의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애초 첫 입장문에 없던 내용을 뒤늦게 추가한 것인 데다가 ‘뮤직뱅크’ 순위 집계에 반영하는 프로그램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서다.
‘뮤직뱅크’ 제작진이 이전부터 KBS 쿨 FM 7개 프로그램만 순위 집계에 반영해왔는지, 임영웅의 신곡을 선곡한 프로그램이 집계 대상이었음에도 순위 조작을 위해 점수를 0점 처리한 정황이 있었는지 등을 따져보는 작업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뤄져야 의혹이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르세라핌 ‘피어리스’가 방송 횟수 점수로 5348점이나 받을 만큼 KBS의 각종 플랫폼에서 노출이 잦았는지, 잦은 노출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제작진의 의도적 개입이나 특혜가 없었는지 등에 관한 조사도 수사 과정에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KBS 측은 이데일리에 “‘특정 프로그램에서 특정 음원 송출을 요구하는 외부의 영향이 있을 수 있어 프로그램명은 비공개 정보에 해당한다’는 공식 행정 지침에 따른 것”이라고 집계에 반영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경찰이 조사에 나선 상황과 관련해서는 별다른 추가 입장이나 해명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뮤직뱅크’ 제작진은 집계 오류를 인정하고 1위곡을 정정한 전례가 있다. 2016년 5월에는 “음반 점수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며 1위를 AOA의 ‘굿 럭’(Gool Luck)에서 트와이스의 ‘치어 업’(CHEER UP)으로 정정했다. 당시 AOA는 1위를 자축하는 ‘맨발 댄스’까지 췄다가 추후 트로피를 반납했다. 이후 2020년 7월에는 “방송 횟수 집계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다”면서 1위를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에서 엑소 세훈·찬열의 ‘10억뷰’로 정정했다.
김현식 (ssi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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