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권력형 비리 발본색원할 시스템 구상중"

대통령실 관계자 30일 백브리핑
"검수완박·민정수석실 폐지 등 상황 달라져"
"달라진 상황에서 다른 구상.. 내부서 논의"
김건희 여사 경내 사진 팬클럽 유출 논란엔
"앞으로 경내에서 찍은 건 대변인실 통해 나가도록 조치"

대통령실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해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 권력형 비리를 발본색원할 수 있는 효과적인 시스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ㆍ합참 청사를 초도 방문, 공군 항공점퍼를 착용한 채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현안 백브리핑을 열고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민정수석실 폐지, 대통령실의 사정 컨트롤 폐지 등 여건이 이전 정부와 달라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별감찰관제는 대통령 배우자와 4촌 이내의 친족, 대통령 비서실 수석비서관 이상을 감찰하는 조직이다. 박근혜 정부 때인 지난 2014년 신설된 직위로, 문재인 정부에서는 줄곧 공석인 상태였다.

이 관계자는 검수완박을 언급한 이유와 관련해서 “윤석열 정부가 여러 가지로 맞닥뜨린 환경이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이고, 디테일하게 연결된 건 아니다”며 “중요한 변화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특별감찰관제를 폐지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특별감찰관제를 포함해서 (윤 대통령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겠다는 말씀이다.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과 달라졌고 대통령실 구조도 달라졌다”며 “많이 달라졌으니 고민하겠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민정수석실 폐지나 대통령실이 사정 컨트롤 기능을 포기한 것이 구체적으로 달라진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달라진 상황을 포함해서 다른 상황을 구상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특별감찰관제가 없어도 될 여건이 마련됐냐는 질문엔 “그렇게 받아들여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어진 질문에서는 특별감찰관 ‘폐지’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존치하되 임명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대통령 가족하고 친인척 비위 조사 기능과 관련해선 “검찰과 경찰에 다 있지 않나”며 “제가 말씀드린 것을 생각해보면 진전되는 내용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이와 관련 비서실장 등 공식적인 라인에서 다뤄진 문제인 것이냐는 물음엔 “그것까지 제가 확인해드리긴 어려울 것 같다”면서도 “내부에서 논의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과 아내 김건희 여사가 지난 28일 반려견과 함께 용산 집무실에 앉아 있는 모습. / 뉴스1

한편, 이 관계자는 김건희 여사가 지난 주말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이 팬클럽을 통해 언론에 보도되면서 보안 관련 논란이 일자, “앞으로 경내에서 찍은 것은 대변인실을 통해 나가도록 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앞서 김 여사의 팬클럽 ‘건희 사랑’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29일 사진 여러 장을 공개했다. 사진 중에는 지난 27일과 28일 김 여사가 용산 대통령실 청사의 대통령 집무실을 방문한 사진과 용산 청사 앞 잔디마당에서 나들이를 하는 모습도 담겼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대통령실이 공개하지도 않은 보안구역에서의 대통령 내외 사진을 개인 팬카페가 입수해 공개하는 것은 보안에 큰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설명 중 사진을 찍은 사람이 “대통령실 직원은 아니다”고 밝혔다가 다시 정정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사진을 찍은 카메라는 김 여사의 것이고, 찍은 사람은 대통령실(부속실) 직원이 맞다”면서 이 사진들을 팬클럽을 전달한 주체도 “여사님이신 것 같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