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출범 전 "북한은 적" 교재 배포

한기호 2022. 5. 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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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전부터 국방부가 '북한군과 북한정권은 우리의 적(敵)'이란 표현을 담은 '군 정신전력' 교재를 배포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월 둘째주부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시킬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현 정부 국정과제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그 일환으로 내용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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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섭(왼쪽) 국방부 장관이 지난 5월1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47·48대 국방부 장관 이·취임식에서 서욱 전 장관으로부터 국방부기를 이양받고 있다.<국방일보 제공·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취임 직전부터 국방부가 '북한군과 북한정권은 우리의 적(敵)'이란 표현을 담은 '군 정신전력' 교재를 배포했다. 새 정부 국정과제를 반영한 결과로, 전임 문재인 정부가 북한군을 적이 아닌 '군사적 위협의 대상'으로 명시하던 것과 기조를 달리 한 것이다.

30일 군 관계자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방일보를 통해 배포된 장병 정신전력 교재에는 "북한의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안보 위협이며, 이러한 안보 위협이 지속되는 한 북한군과 북한 정권은 우리의 적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방부 정책기획관실에서 제작한 정신교육 자료는 매주 월요일 야전 배포용 국방일보에 게재되고, 이를 바탕으로 지휘관들은 매주 수요일 장병들을 대상으로 정신교육을 실시한다.

해당 문구는 이명박 정부 당시 '2010 국방백서'에 처음 명시됐다. 하지만 이후 '남북 평화무드 조성'에 주력하던 문재인 정부의 '2018 국방백서'에선 "우리 군은 대한민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을 우리의 적으로 간주한다"는 표현으로 대체됐다. 적 개념을 설명하면서도 북한군을 특정하지 않는 방향으로 바뀐 것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복원한 셈이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월 둘째주부터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시킬 수 있도록 교육하고 있다"며 "현 정부 국정과제에 '장병 정신전력 강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그 일환으로 내용을 작성했다"고 말했다.

국방부 측은 "향후 이뤄지는 다양한 교육 사항이 있을 때 이같은 내용에 대한 충분한 교육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주기로 올해 발간될 '2022 국방백서'에도 이 같은 표현이 담길 전망이다.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 3일 윤석열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공개하며 '미래세대 병영환경 조성 및 장병 정신전력 강화' 항목에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우리의 적'임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국방백서 등에 명기하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 시절 군은 '북한은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의 대상'이라고 명시했다. 일례로 2019년 정신전력 기본 교재는 "북한은 현실적인 군사적 위협 대상이다. 북한 정권과 북한군이 과거와 같이 도발과 적대행위를 자행한다면 강력하고 단호하게 응징할 수 있도록 태세와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번 장병 정신전력 교재 변화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경계태세 이완의 원인을 대적관(對敵觀) 약화로 꼽으며 "장병들에게 정신 교육을 하는 교재에 (북한을) 분명하게 적으로 표현하면서 교육을 확실하게 하겠다"고 밝힌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장관은 "무엇을 지켜야 하는지, 누가 우리의 적인지, 왜 싸워야 하는지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북한을 주적(主敵으로 명시해야 하느냐'는 물음에도 "북한이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지속하고 우리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한 적으로 봐야 한다"면서도 "국방백서에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는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답했다.

한기호기자 hkh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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