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석 쓰레기"..공익제보자 한씨, 오락가락 증언 속 막말[종합]

이다겸 2022. 5. 3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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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사진l스타투데이DB
그룹 아이콘 전 멤버 비아이(본명 김한빈, 26)의 마약 의혹 공익제보자 한모씨가 양현석(52) 전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 대표 프로듀서를 향해 “쓰레기”라고 막말을 했다. 한씨는 이날도 증언 신빙성에 대해 판사에게 주의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재판장 조병구)는 30일 양현석의 보복 협박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에 대한 5차 공판을 열었다. 양 전 대표는 YG 소속 연예인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을 고발한 공익신고자 한씨가 경찰에서 진술을 바꾸도록 협박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16일로 예정됐던 5차 공판은 증인 한씨의 건강 문제를 이유로 이날로 연기됐다. 이날 공판에서는 양현석 변호인(이하 변호인)측이 증인 한씨에 대해 반대신문했다. 한씨 측 요청으로 이날도 양현석과 사이에 가림막이 설치됐다.

재판장이 증인의 건강상 문제로 지난 번 공판이 연기됐다고 설명하자 한씨는 “그 이야기는 판사, 검사, 변호사님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었다. 죄송하다. 너무 아팠다”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한씨가 양현석을 만났다고 주장하는 2016년 8월 23일의 행적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양현석 측은 한씨가 양현석을 만난 것이 8월 24일이라고 주장해 진술이 엇갈린다. 변호인은 한씨가 8월 23일 자신의 집 앞에서 YG 관계자 김씨의 차를 타고 YG 사옥으로 이동해 양현석을 만났다는 증언에 대해 반박했다.

변호인은 “증인이 앞서 김씨와 압구정 백화점에서 오후 8시 30분에 만나기로 했으나, 장소를 바꿔 증인 집 앞에서 만났다고 했다. 그런데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보면 약속 장소를 변경한 증거가 없다. 사실 그날 압구정 백화점 앞에서 김씨를 만난 것이 아니냐”라고 물었다.

이에 한씨는 “제 기억이 또렷하다. 경비실 앞에 검은색 승합차가 정차돼 있었고 제가 그 차에 탄 기억이 있다. 약속 장소는 전화를 통해 변경했다. 휴대폰을 제출할 테니 다시 한 번 확인해 보시라”라고 말했다.

변호인은 한씨가 YG 사옥으로 가는 중 김씨의 차 안에서 포토샵을 했다고 증언한 셀카를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해당 셀카에는 한씨가 풀메이크업을 하고 밝은 표정을 한 모습이 담겨있다.

변호인은 한씨에게 “끌려가는데 이런 표정을 짓느냐”라고 물었고, 한씨는 “해당 사진은 (김씨 차가 아닌) 제 차 운전석에서 찍은 것이다"라며 개인적인 일로 그날 메이크업을 받고 김씨를 만난 것으로 기억한다고 했다.

이어 "그 사진을 SNS에 올렸을 때는 YG 사옥으로 가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이후 이정표에 '마포대교'라고 써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김씨에게 ‘설마 YG 사옥으로 가는 것이냐’라고 물었다. 제가 소속 아티스트도 아닌데 YG 사옥에 간다는 것은 저를 혼내려고 하는 것 아닌가 싶어 무서웠다. 그래서 당시 김씨에게 차에서 내려 달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라고 주장했다.

또 변호인은 “(앞서 언급한) 셀카가 2016년 8월 23일 오후 8시 1분에 촬영됐다. 그 사진을 확대해서 주변 가게 등을 확인해 보면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증인이 앞선 조사에서 김씨 차량에 8시 이전에 탑승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은 오후 8시 20분께 압구정 백화점에서 김씨를 만난 것이 아니냐”라고 재차 물었다. 한씨는 “시간을 몇 시, 몇 분까지 기억할 수는 없다. 조사에서도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시간을 추측한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 과정에서 한씨는 변호인의 철저한 모습에 놀라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변호인이 한씨의 셀카에 등장한 건물의 모습을 연도순으로 제시하자, 한씨는 “저렇게 다 찾다니 대단하시네요”라며 재차 감탄했다.

이에 재판장은 “증인은 판단을 하지 말고 진지하게 임하세요”라고 지적했다. 또 한씨의 증언이 명확하지 않은 점을 언급하며 “생각이 안 나면 안 난다고 해야 된다. 이야기가 계속 달라지면 증인의 신빙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씨는 공판 중 양현석을 향해 감정적인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변호인이 한씨가 양현석에게 ‘오빠’라고 부른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며 그간 양현석을 무서워했다는 증인의 모습과 다르다고 지적했을 때였다. 한씨는 “솔직히 (양현석이) 가소로웠다. 제가 왜 저런 쓰레기를 무서워했는지 모르겠다. 너무 어렸을 때였다. 녹음이라도 하고, 저도 똑같이 협박이라도 할 걸...못한 것이 한이다”라고 흥분했다.

공판 말미에 재판장은 한씨에게 “오래된 일이니 명확히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있다. 모르면 모른다고 이야기를 하면 된다”라고 증언을 명확하게 해달라고 재차 강조했고, 한씨는 “오늘 너무 감정적이었던 것 같다”라고 오락가락한 모습을 돌아봤다. 오는 6월 13일 공판에서는 양현석 변호인 측의 반대 신문이 계속된다.

양 전 대표는 2016년 발생한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공급책이던 가수 연습생 출신 한씨를 불러 회유, 협박하고 진술을 번복할 것을 요구했다는 공익신고가 2019년 국민권익위원회에 접수되면서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몇 차례 대질조사에서 한씨의 진술이 일관된 점, 한씨가 비아이와 관련한 내용을 전해들은 시점의 관련자 진술 등 간접 증거를 통해 양 전 대표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이에 보복 협박 등 혐의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양현석은 비아이의 마약 투약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무마시켰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공판에서 그는 YG 사옥으로 한씨를 불러 대화를 나눈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진술을 번복하라고 협박하지는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비아이는 지난해 9월 대마초와 마약의 일종인 LSD를 사들이고 이를 일부 투약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공익신고자 한씨는 2016년 4차례 대마 흡입 혐의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았다. 집행유예기간이던 지난해 7월 또 마약 투약 혐의로 적발돼 지난달 29일 항소심에서 항소 기각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한씨는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다겸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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