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화 폭등에 금리인하..짐작과 달리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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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물결 속에서 러시아가 사실상 '홀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인 러시아은행은 지난 26일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4%에서 11%로 인하했다.
러시아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누그러지고 있지만, (서구의 경제제재 여파로) 대출 등이 여전히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금융완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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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통제와 사상 최대 경상수지 흑자 때문
서방 제재가 역효과..중장기적으로는 러시아 경제 고립
전세계적인 금리 인상 물결 속에서 러시아가 사실상 ‘홀로’ 금리를 인하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인 러시아은행은 지난 26일 임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14%에서 11%로 인하했다. 올해 들어서 3번째 금리인하이다. 러시아은행은 지난 2월 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 서구의 잇딴 제재로 1달러에 75루블 수준이던 화폐가치가 150루블까지 폭락하자, 금리를 20%까지 올린 바 있다. 하지만, 3월 말 들어 루블의 가치가 오히려 60루블 대까지 오르자 금리 인하를 통해 경기 부양에 나선 모양새다. 러시아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누그러지고 있지만, (서구의 경제제재 여파로) 대출 등이 여전히 되살아나지 않고 있다”며 금융완화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애초 예상과 달리 루블화 가치가 오른 가장 큰 이유는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상수지 흑자 때문이다. 러시아는 전쟁 직후 금리 인상, 달러 등 경화의 유출 금지 등 자본통제를 실시했다. 폭락하는 루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서구의 경제 제재로 주요 품목을 수입하지 못하면서 달러 등을 쓰지 못해 루블 가치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전쟁의 여파와 서구의 경제 제재로 석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러시아의 경상수지는 1분기 기록적인 580억달러 흑자로 치솟았고, 올해 전체로는 2500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그 대금이 차곡차곡 쌓이며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루블화 가치가 오르면서 물가상승 압력도 줄어들고 있다. 러시아은행은 올해 물가상승률을 18~23%로 예측했지만, 엘리나 리바코파 국제금융연구소(IIF)의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4월 17.8%에서 5월20일 현재 17.5%로 줄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은행은 내년 물가상승률은 5~7%, 2024년에는 4%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러시아에 대한 서구의 경제 제재가 기대만큼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애초 경제 제재로 루블화가 폭락하고, 러시아가 극심한 인플레에 시달려 경제가 파탄에 이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 경제는 장기적으로 힘겨운 시간을 견뎌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서구의 경제 제재와 다국적 기업들의 사업 철수로 중장기적인 타격은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예로 지난 2월 말 개전 이후 자동차 회사들이 잇따라 작업을 멈춰 4월 러시아의 신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나 줄어들었다. 서구의 금수 조처와 다국적 기업들의 사업 철수로 물품 부족으로 인해 ‘공급망’ 전체에 혼란이 발생하는 현상도 관찰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지난해에 견줘 8~10% 감소하고, 내년에도 마이너스 3%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가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향후 우크라이나 전쟁의 추이와 그에 따른 서구의 제재 해제 여부에 달려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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