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들의 페르소나, 송강호 '칸의 남자'로 우뚝

김유림 기자 2022. 5. 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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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폐막식에 참석해 수상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들어보였다. /사진=뉴스1
배우 송강호가 '칸의 남자'로 한국영화계를 빛냈다. 지난 28일(현지 시각) 제75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영화 '브로커'로 한국 최초 남우주연상을 번쩍 들었다. '브로커'는 공식 폐막식에 앞서 인간 존재를 깊이 있게 성찰한 예술적 성취가 돋보이는 영화에게 수여되는 에큐메니컬상(Prize of the Ecumenical Jury)도 수상, 겹경사를 맞았다.

송강호는 지난 2019년 '기생충'의 황금종려상 수상 영광에 이어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한국 배우가 칸 국제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2007년 전도연의 여우주연상('밀양') 이후 2번째다.

더불어 송강호는 '괴물'(2006, 감독주간), '밀양'(2007, 경쟁 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비경쟁 부문), '박쥐'(2009, 경쟁 부문), '기생충'(2019, 경쟁 부문), '비상선언'(2021, 비경쟁 부문), '브로커'(2022, 경쟁 부문)로 총 7번의 칸 초청을 받으며 국내 배우 중 칸 경쟁 부문 최다 진출이라는 타이틀 역시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한국 남자 배우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해 칸 영화제와의 남다른 인연 또한 이어갔다.


"송강호" 호명에 뛰어가 포옹한 박찬욱 감독


박찬욱 감독(왼쪽)과 배우 송강호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에 참석했다. /사진=뉴스1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거머쥔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두 사람의 특별한 인연이 칸의 시선을 모았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2000)로 처음 호흡을 맞춘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는 영화로 인연을 맺은 지 22년이 됐다. '복수는 나의 것'(2002)과 '친절한 금자씨'(2005), '박쥐'(2009)를 함께했다. '박쥐'는 칸영화제 심사위원상이라는 성과를 올렸다.

수상 직후 박 감독은 "같은 영화로 왔다면 둘이 상을 같이 받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독상과 남자배우상을 동시에 잘 주지 않으니까"라며 "따로 왔기에 상을 같이 받게 된 듯해 더 재미있게 생각된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박 감독님하고 오랫동안 작업했던 배우,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던 인연이 있는 배우로서 남다른 감정이 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남자배우상을 수상할 때 폐막식장에서 있었던 일을 꺼냈다. 그는 "제가 상을 받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감독님이 뛰어오면서 저를 포옹해줘 너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저도 모르게 뛰어가게 되더라"며 "(송강호가) 그동안 워낙 좋은 영화에 많이 출연해왔는데 기다리니 때가 왔다"고 화답했다.

송강호는 한때 박 감독의 '페르소나(감독을 대변하는 배우)'로 불렸으나 두 사람이 협업한 지는 13년이 됐다. 송강호가 "'박쥐' 이후 (함께 일하지 않은지) 꽤 오래됐으니 기회를 달라"고 말하자 박 감독은 슬쩍 웃으며 "거절만 하지 말아줘, 시간만 주세요"라고 답했다.



한국 거장들의 페르소나 '송강호'


배우 송강호가 지난 25일(현지시각)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살롱 데 앙바사되르(Salon des Ambassadeurs)에서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 인터뷰에 나섰다. /사진=뉴스1
3년 전 봉준호 감독이 무릎을 꿇고 그에게 '기생충' 황금종려상을 바쳤던 칸에서 그는 또 한 번 한국영화의 역사를 썼다. 지난 25일 한국 취재진 티타임에서 "칸과 너무 어울리는 배우"라고 했던 고레에다 감독의 평가가 현실이 됐다.

'기생충' 때 송강호를 "축구경기에서 작은 패스, 동작 하나만으로 경기의 수준을 바꾸는 메시·호날두 같다"고 빗댄 봉준호 감독은 고레에다 감독과 '브로커' 촬영 전 만나 "무조건 송강호 배우한테 맡기면 괜찮다. 송강호라는 존재는 태양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현장은 밝게 비춰지고 촬영은 잘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고레에다 감독은 "실제 그랬다"면서 "송강호가 매 촬영 다음 날 가장 먼저 현장에 나와 전날 촬영분의 편집본을 보고 의견을 줘서 (한국말을 몰라 최종 장면을 고르는 게 불안했던 차에)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봉 감독은 2019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이 위대한 배우가 아니었으면 내 영화는 한 장면도 완성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박 감독도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자 "형제나 다름없는 가장 정다운 친구 송강호와 영광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은 "감독들 머릿속에 어느 정도 연출적 정답이 있지만, (송강호는) 항상 그 이상의 다른 해답을 보여준다. 여러 테이크를 가면 다 다른 OK를 낸다"고 했다. '브로커'의 상현 역을 송강호를 염두에 두고 썼다는 고레에다 감독은 "송강호 배우가 만들어내는 인물상은 선과 악 양쪽이 다 들어있고 장면마다, 대사마다 선과 악이 미묘하게 교차하는 그런 인물"이라며 "단색이 아니라 다채로운 색깔을 띠고 인물 묘사가 정말 깊다"고 했다.



겸손했던 송강호, 칸의 남자 되다


배우 송강호가 지난 26일(현지시각) 제75회 칸 국제영화제가 열리고 있는 프랑스 남부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경쟁부문 진출작 영화 ’브로커’ 월드 프리미어 시사회에 참석했다. /사진=뉴스1
이름이 호명된 뒤 무대에 오른 송강호는 "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께 깊이 감사를 드린다. 같이 한 우리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 배우에게 깊은 감사와 이 영광을 같이 나누고 싶다"는 담담한 소감을 남겼다.

수상 후에는 취재진이 모인 프레스룸을 찾아 짧은 인터뷰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는 배우도 없다. 좋은 작품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최고 영화제에 초청받고 거기서 격려받고 이런 과정이 있을 뿐이지 절대적 가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아주 행복하고 영광스럽지만 이게 목표가 되지는 않는다"는 말로 겸손함을 보였다.

"연기에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꼭 상을 받기 위해 어떤 형태의 연기를 하고 배역을 갖춰야 한다는 것은 논리가 맞지 않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극중 배역이나 연기의 형태 위주로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겁니다" 송강호는 이번 수상 이후에도 연기에 대한 자신의 마음가짐엔 변함이 없을 거라고 자신했다.

그는 "늘 그래온 대로 그저 좋은 작품과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새롭게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상을 통해 얻어지는 위상이 자신에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송강호는 "배우로서 예술가로서 관객들을 위해 어떤 형식으로 발전할 것이며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생각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결과가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는 결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배우로서 어떤 자세와 태도를 가질 것인지, 이런 부분에서 늘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수상 여부에 대해 겸손한 발언을 해왔던 송강호는 끝내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한국 배우가 쓴 새로운 기록에 뜨거운 축하가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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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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