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동맹파의 귀환

이미숙 기자 2022. 5. 3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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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인사 특징으로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등의 약어가 유행하고 있지만, 안보라인 인사의 핵심은 주류 동맹파의 귀환이다.

문재인 정부는 운동권 출신 자주파 인사와 진보 성향 시민단체 인사를 중용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일했던 관료나 주류 학자들을 배제했다.

윤 행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주류이고,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자문관 등을 거쳤다는 점에서 동맹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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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숙 논설위원

윤석열 정부의 인사 특징으로 ‘서·육·남(서울대·60대·남성)’ 등의 약어가 유행하고 있지만, 안보라인 인사의 핵심은 주류 동맹파의 귀환이다. 문재인 정부는 운동권 출신 자주파 인사와 진보 성향 시민단체 인사를 중용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일했던 관료나 주류 학자들을 배제했다. 2021년 8월 국립외교원장 인사 때 외교부에서는 임기 말인 점을 고려해 베테랑 외교관을 복수로 추천했지만 “우리 편이 아니지 않으냐”면서 내쳤고, ‘동맹 중독론’을 펴던 이의 후임으로 한·미 연합훈련을 반대하는 인사를 임명했다.

주류 동맹파 귀환의 상징은 조현동 외교부 1차관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이다. 조 1차관은 문 정부 초기 기조실장을 끝으로 외교부를 떠나 유엔산업개발기구 한국투자진흥사무소 대표로 활동하다 복귀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시절 외교부를 뒤흔든 이른바 ‘자주파·동맹파 파동’의 핵심 당사자다. 당시 북미3과장이던 그는 사석에서 청와대 운동권 인사들의 대미 인식을 비판했다는 투서로 보직 해임을 당했는데 이명박 정부 때 청와대로 ‘영전’됐다 문 정부에서 ‘퇴출’됐다. 외교부 파동 때 자주파 일원이던 남관표 전 스웨덴대사가 문 정부에서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발탁된 데 이어 주일대사까지 지낸 것과 대비된다. 김 원장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외교부와 국가안보실 요직을 거쳤지만, 문 정부에선 검찰 수사를 받으며 사실상 은둔 생활을 했다.

국무조정실장에 내정됐던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여기서 물러나는 게 순리인 것 같다”며 자진 사퇴했다. 총리 지명 47일 만에 인준이 통과된 한덕수 총리가 추천한 1호 인사인데 국민의힘이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을 추진한 문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 비서관 출신’이라며 반발하자 물러난 것이다. 윤 행장은 서울대를 졸업한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라는 점에서 주류이고, 국제통화기금(IMF) 선임자문관 등을 거쳤다는 점에서 동맹파다. 하지만 소주성·탈원전 등에 대한 국민적 반발이 정권 교체의 동력이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를 중용하는 것은 민의 배신이다. 내정에 앞서 그가 문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으려 어떤 노력을 했는지라도 밝혔어야 했다. 그런 절차 없이 주류 동맹파의 귀환에 무임승차하려 했다면 정의롭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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