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기반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2022. 5. 3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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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3월 25일 「기초학력 보장법」이 시행됨에 따라 기초학력 보장에 관한 국가의 책무성이 강화되었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서는 기초학력 진단 결과를 토대로 학습지원대상 학생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그렇다면, 학교 현장에는 어떤 변화가 올까?

우선 기초학력이란 것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기초학력 보장법」에서 “기초학력”이란 「초ㆍ중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이하 “학교”라 한다)의 학생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을 말한다.

그럼 이제, “학교 교육과정을 통하여 갖추어야 하는 최소한의 성취기준을 충족하는 학력”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한다. 즉, 국가와 학교에서는 학생의 기초학력을 가늠하기 위해 “최소한의 성취기준 충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출제하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과거 ‘일제고사’)가 등장한다.

1960년대부터 시행되어온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는 전수 평가를 하다가 표집으로 바뀌었다가, MB정부 때 전수로 바뀌었다가 현재 중학교 3학년(국어, 영어, 수학, 사회와 과학 중 택1 출제범위: 중1~중3), 고등학교 2학년(국어, 영어, 수학, 출제범위: 고1~고2) 표집 방식으로 평가한다.

과거 전수 평가를 할 때,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지역별, 학교급별로 공개했기 때문에 내가 사는 지역의 학교 성적을 알 수 있었다. 결과에 따라 학교에 인센티브도 대단했다. 학교 순위가 공개되니 학교장에게 교사를 외부에서 데려올 수 있는 재량권과 결과가 부진한 교사를 대체할 수 있는 권한을 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어떤 지역의 초등학교에서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앞두고 초등학생이 밤 9시까지 ‘자율학습’ 하는 상황이 벌어졌고, 학생들에게 문화상품권을 주는 등 부작용도 있었다. 하지만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는 우리나라 학생들의 현재 학력을 파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참고로 영국은 핵심단계 1(초등 1~2학년, 영어, 수학, 과학), 핵심단계 2(초등 3~6학년, 영어, 수학, 과학), 핵심단계 3(중등 1~3학년, 영어, 수학, 과학), 핵심단계 4(중등 4~5학년, 중등학교졸업자격시험) 등 핵심단계를 마칠 때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치른다. 또한, 학교 수준 등 평가 결과를 영국 교육부 웹사이트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생, 학부모, 교육청에 학생의 성취수준을 통보하여 학생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수준별 맞춤형 지원을 한다.

이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가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종이로 치르던 방식(Paper-Based Test, PBT)이었는데, 곧 컴퓨터기반(Computer-Based test, CBT)로 변경된다. 출제 문항도 실제 맥락에서 문제해결, 정보처리, 의사소통역량 등 사회역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고, 문항 유형도 정보활용형, 미디어활용형, 도구조작 및 모의상황(시뮬레이션형), 대화형 등 다양해진다.

우리는 이미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고 있다. 이번에 개편되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서는 현실과 동떨어진 단순 찍기 오지선다형이 아니라 실전형 문항으로 바뀌는 것이다. 단순히 평가 방식이 종이에서 컴퓨터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평가의 패러다임이 바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설적이긴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특히 교육 분야에서는 미래가 더 빨리 왔다.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컴퓨터나 태블릿을 멀리하게 하기보다는 학교 현장에서 에듀테크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므로 가정에서도 노트북이나 태블릿 작동하는 것이 익숙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채관 우버칼럼니스트[국립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평가본부 부연구위원) | 《우리들의 영국 유학기: 13인의 이야기》《내 아이와 영어산책: 영잘알 부모의 슬기로운 영어 공부법》 대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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