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우익 '국기행진', 예루살렘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충돌

장수현 2022. 5. 30.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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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로 지정한 29일,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충돌했다.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와 영국 일간 가디언을 종합하면 대부분 우익단체 회원들인 약 5만 명의 이스라엘인 시위대는 이날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리는 '국기 행진'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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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극우파, '예루살렘의 날' 맞아 행진 강행
경고에도 동예루살렘 무슬림 지역 지나며 도발해
팔레스타인 주민, 물건 집어던지며 항의..폭력사태
29일 '예루살렘을 날'을 맞아 국기 행진을 벌이는 이스라엘 극우파 시위대가 예루살렘 구시가지에 있는 다마스쿠스 게이트 앞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들고 있다. 이날 팔레스타인 주거지에 진입한 시위대와 팔레스타인 주민들 간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로 지정한 29일,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충돌했다.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현지 매체와 영국 일간 가디언을 종합하면 대부분 우익단체 회원들인 약 5만 명의 이스라엘인 시위대는 이날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에서 동예루살렘을 점령한 것을 기리는 '국기 행진'을 진행했다. 시위대는 "아랍인에 죽음을", "너희 마을을 불태우겠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예루살렘 서부 지역에서 팔레스타인 주거지인 동예루살렘까지 행진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시위대 측에 팔레스타인 지역 통과 자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예루살렘 서부 지역에서 행진을 시작해 동예루살렘 구시가지의 다마스쿠스 광장을 거쳐 통곡의 벽까지 행진을 강행했다. 이 지역은 유대교와 이슬람교 모두의 성지이며, 팔레스타인인들의 주거지이기도 하다.

이스라엘 우익 시위대에게 이 행사는 동예루살렘 장악을 기념하는 축제지만, 같은 전쟁에서 동예루살렘을 빼앗겼던 팔레스타인 주민을 비롯한 무슬림들에겐 도발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에도 이 행사는 11일간의 전쟁을 촉발해 최소 250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과 13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깃발 행진을 강행할 경우, 또 다른 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며 "우리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우익 성향의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27일 "이스라엘 수도에서 이스라엘 국기를 흔드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행진 경로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결국 예상대로 시위 중 이스라엘 시위대와 팔레스타인인 간 충돌이 빚어졌다. 시위대는 다마스쿠스 광장을 지나 행진하면서 길가의 팔레스타인 상점과 주택의 문을 두들겼고,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최루가스를 퍼부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의자와 유리병, 폭죽 등을 던지며 항의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시위대의 폭력, 경찰의 최루가스와 고무를 입힌 총탄 등으로 팔레스타인인 62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곳곳에선 이스라엘 시위대의 국기행진에 항의하는 팔레스타인 집회가 열렸다. 이에 따라 서안지구에서도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 간 충돌이 일어나 팔레스타인인 137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밝혔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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