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나의 해방일지' 이기우 "덜어내고 다가간 태훈, 40대 인생캐 만났죠"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잔잔하지만 강했다.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가 각자의 삶에서 해방의 의미와 행복의 자격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마지막 장까지 따뜻한 위로와 울림을 안겼다.
'나의 해방일지' 등장인물들은 모두 무언가로부터 해방되고 싶어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잔잔하지만 강했다. JTBC 토일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연출 김석윤, 극본 박해영)가 각자의 삶에서 해방의 의미와 행복의 자격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지며 마지막 장까지 따뜻한 위로와 울림을 안겼다. 최종회 시청률은 수도권 7.6%, 전국 6.7%를 기록,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유의미한 성과까지 남겼다.(닐슨코리아 유료 가구 기준)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기우는 촬영 뒷이야기와 함께 뜻깊은 소회를 밝혔다.
"극 초반에 아무 대화 없이 경기도 파밭, 지하철 풍경만 담은 '전원일기' 같은 장면들이 쭉 펼쳐지잖아요. 그런 그림들이 주는 힘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했어요. 주변 친구들도 처음엔 '이거 전원일기 2022냐?' 했는데, 저는 그럴 때마다 '요즘 이런 드라마가 어딨냐. 빠르게 넘어가고 화려한 효과가 넘쳐나는데 이렇게 여운 주고 영상미도 있다, 너희는 도시에서 나고 자라서 모르겠지만 조금만 기다려보라'고 했었어요.(웃음) 그 친구들이 요즘 다시 연락와요. 이 드라마 너무 좋다고, 지하철 타고 출퇴근하는 직장인으로서 공감 가는 부분이 너무 많다고 하더라고요. 많은 사랑을 받아서 정말 감사해요."
'나의 해방일지'는 견딜 수 없이 촌스러운 삼남매의 견딜 수 없이 사랑스러운 행복 소생기를 담은 작품이다. '눈이 부시게', '로스쿨' 등을 연출한 김석윤 감독과 '나의 아저씨', '또 오해영' 등으로 사랑받은 박해영 작가가 한계에 도달한 인생들의 해방기를 따뜻하게 그려냈다. 이기우는 염미정(김지원)의 직장 동료이자 싱글대디인 조태훈 역으로 깊이 있는 연기력을 보여주며 큰 호평을 받았다.
"싱글대디라는 설정을 보고 일단 '왜 이혼했지?' 궁금했어요. 감독님께 디테일한 답변을 듣진 못했지만 아마 성격차이 아닐까요? 거부감은 없었어요. 충분히 표현해보고 싶은 캐릭터였고 오히려 표현이 절제된 인물이라 시청자분들은 더 공감하기 편했을 것 같기도 해요. 물론 저는 미혼이라 태훈이의 감정을 100% 이해할 수는 없지만 아빠가 다른 여자와 뭔가 이뤄가고 있다는 걸 사춘기 딸에게 알리기가 너무 어렵고 조심스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만큼 딸을 사랑하니까요. 실제로 현장에서도 유림이가 좀 어려웠어요. 원래 현장에서 아역배우들한테 먼저 장난도 치고 친하게 지내는데. 유림이도 감정 잡고 사춘기 연기도 해야 하는데 제가 철없이 먼저 놀자고 하면 안 되잖아요.(웃음)"

조태훈은 아내와 이혼 후 딸 유림이를 홀로 키우며 사는 인물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딸을 얻었기에 비록 이혼했어도 인생에서 제일 잘한 건 결혼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춘기에 접어든 딸은 점점 대하기 어려워진다. 회사 다니면서 딸을 챙기고 누나 가게까지 돕는 일상이 반복되던 어느 날 염기정(이엘)이 그의 앞에 나타난다.
"사실 조태훈은 저랑 되게 다른 사람이에요. 저는 MBTI하면 ENFJ가 나오거든요. 근데 이 드라마에는 'I'들이 많이 나와요. 대본을 읽고 이해 안 가는 부분이 있었는데 'I' 성향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이해하면서 조태훈을 만들어갔어요. 나중엔 점점 현장에서 말이 없어지고 정적이 편안해지더라고요. 누가 나한테 말 안 걸었으면 좋겠고. '아 이렇게 태훈이가 돼가는구나' 했었어요."
실제로 유쾌하고 솔직한 성격인 이기우에게 태훈의 건조한 면은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이기우는 태훈의 감정과 성향을 다양한 관점에서 짚어보면서 섬세하게 쌓아나갔다.
"태훈이도 그렇고 구씨, 염제호 다 말수가 적어요. 그래도 감정을 표현하려면 필수적으로 깔려야 하는 단어들이 있는데 태훈이는 아예 안 하니까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컸어요. 감독님께서 '네가 느끼기엔 이상할 수도 있지만 이런 사람들도 많다' 하시더라고요. 최대한 덜어내고 가볍게 다가갔더니 조금씩 태훈이가 나왔어요. 근데 저는 아직도 남매들끼리 밖에서 만났을 때 모른 척 하거나 지하철에서도 각자 다른 칸 타는 건 이해가 안 가요.(웃음) 그게 현실남매라는데 제가 저희 형이랑 친해서 그런가봐요. 극본을 해석할 때 너무 내 주관이 개입되면 캐릭터의 온도를 흐리게 하겠구나 싶었어요. 대본을 보는 태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기회였어요."

특히 사랑으로 해방을 꿈꾸던 기정과 태훈의 멜로 라인은 달콤쌉싸름한 매력으로 드라마의 또 다른 재미를 책임졌다. 두 사람의 성숙한 듯 여린 서사와 사랑스러운 케미는 내내 화제였다.
"이엘 씨가 실제 기정 캐릭터랑 많이 닮았어요. 저희가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고 둘 다 키도 커요. 그래서 서로 편했어요. 다리를 과도하게 벌리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 다리를 벌리고 눈물을 흘리지 않아도 되는 그 안락함을 무시할 수 없거든요.(웃음) 이엘 씨 성격이 워낙 좋고 털털해서 쉽게 친해졌어요. 또 둘 다 동물을 너무 사랑해요. 동물 얘기 하면서 더 많이 친해진 것 같아요."
'나의 해방일지' 등장인물들은 모두 무언가로부터 해방되고 싶어했다. 그리고 서로를 추앙했다. 해방과 추앙. 일상에서 도통 쓰지 않는 낯선 개념들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깊은 마음 속 어딘가를 정확히 건드리며 뜻밖의 위로를 안겼다. 이기우 역시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해방된 부분이 있다고 털어놨다.
"본의 아니게 20년 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들의 비중을 보면 최소 은수저에 가방 끈 길고 미국에서 석사과정 마치고 돌아온 실장님 혹은 재벌 3세가 많았던 것 같아요. '인기는 많으나 그가 왜 연애를 안 하는지 모르겠음'이라는 설명이 붙은 캐릭터요.(웃음) 근데 사실 저는 '나의 해방일지' 창희나 구씨에 가까운 타입이에요. 헐렁하고 느슨해요. 이젠 제 실제 성향과 더 맞는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런 면에서 이번 작품은 정형화된 인물로부터 해방되는 작은 구멍이 될 것 같아요."

2003년 영화 '클래식'으로 데뷔한 이기우는 JTBC '품위있는 그녀', '그냥 사랑하는 사이', MBC '운명과 분노', SBS '닥터 탐정', JTBC '18 어게인', 영화 '추적자', '시간이탈자' 등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약했다. 데뷔 20년차를 맞은 그에게 '나의 해방일지'는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기우는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얻은 게 많다"며 마지막까지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나의 해방일지'는 대중적인 반응이나 화제성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작품이에요. 현장에서 스태프분들께 받은 좋은 기억들도 지울 수 없을 것 같고요. 대사가 있든 없든 하루 단역으로 온 배우들도 확실하게 존중해주시는 감독님이셨거든요. 심지어 제가 촬영이 몇 회 차 남았는지까지 기억하시고 모든 걸 세심하게 챙기시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멋있다고 느꼈어요. 감독님 작품은 또 하고 싶어요. 태훈이라는 좋은 캐릭터뿐만 아니라 촬영 내내 배운 것들이 인간 이기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20년 동안 '클래식'의 태수로 먹고 살았는데 태훈이라는 40대의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나 감사해요.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더 의미 있는 작품들을 만나고 싶어요."
스포츠한국 조은애 기자 eun@sportshankook.co.kr
Copyright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고성희, 감탄만 나오는 비키니 룩…볼륨감에 쭉 뻗은 각선미까지 - 스포츠한국
- 제시, 핫핑크 튜브톱 입고 볼륨 몸매 과시… 건강한 섹시미 - 스포츠한국
- 설현, 훅 파인 원피스 입고 드러낸 볼륨감…한 줌 허리까지 '완벽' - 스포츠한국
- 네이마르, K-아마존·롤러코스터 맛본후 "신난다"… 에버랜드도 노났다 - 스포츠한국
- 아이키, 브라톱 위 재킷 걸치고 '파격 노출' - 스포츠한국
- '이지훈♥' 日 새댁 아야네, 반전 비키니 자태 "오빠한테 혼날까?" - 스포츠한국
- [인터뷰①] '범죄도시2' 손석구 "강해상 키워드는 울분…10kg 벌크업+태닝까지" - 스포츠한국
- 전소민, 생애 첫 란제리 화보… 고혹적 매력 강조 - 스포츠한국
- 득점왕 손흥민, 왼발 12골-오른발 11골… 이보다 완벽한 양발잡이는 없다 - 스포츠한국
- 유튜버 산범, 파격 언더붑 비키니…글래머러스 몸매 - 스포츠한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