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시력 손실 느꼈다면? 이미 '중증 녹내장'일 수도

이순용 2022. 5. 30.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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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전 일이다.

시신경 혈류 장애로 녹내장이 발병하는 기전도 있다.

급성의 경우 전체 녹내장 환자 중 약 10% 정도의 비율로 발병한다.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조기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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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대표원장

[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대표원장] 한 달 전 일이다. 방송국의 의료자문으로 사례자가 찾아왔다. 박 모 씨(67세)다. 첫인상은 연령대보다 쾌활하고 건강해 보였다. 다만 안경을 착용하고 있어 ‘노안’이나 ‘백내장’으로 방문하셨겠거니 생각했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 안 정밀검사를 먼저 진행하도록 도왔다. 진료실로 들어온 그녀에게 몇 가지 문진을 진행하고 세극등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뜻밖에도 박
박형직 강남서울밝은안과 대표원장
씨의 좌안 쪽 시신경에 이상소견이 보였다. 서둘러 진료 전 진행한 OCT(망막·시신경 단층촬영 검사) 결과를 확인했다. 정상인에 비하면 시신경 섬유층이 초라할 정도로 얇았다.

망막의 경우 10개의 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 안쪽에서 두 번째 층이 망막신경다발층이다. 녹내장 소견이 있을 경우 이 층의 두께가 상대적으로 얇아지는데, 박 씨의 경우가 그랬다. 시신경 유두의 함몰도 일부 진행된 듯 보였다. 추가적인 시야 검사를 진행했고 결과는 주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녹내장 초기 상태였다.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국내 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은 대표적인 시신경 병증이다. 시신경 기능에 이상이 생기며 심한 경우 시야 결손이나 상실까지도 진행된다. 여기서 말하는 시신경은 빛을 뇌로 전달해 ‘사람이 무언가를 볼 수 있도록 만드는 신경’이다.

녹내장의 주요 원인은 안압 상승이다. 안압은 눈(안구)의 압력을 말한다. 안압이 너무 높으면 안구가 팽창해 시신경을 짓누르는데, 이때 시신경 혈류에 장애가 발생하며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다. 시신경 혈류 장애로 녹내장이 발병하는 기전도 있다. 가족 중 녹내장 내력이 있거나 평소 안압이 높은 경우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과 근시가 있는 이들에게서 상대적으로 발병률이 높다.

증상은 보통 급성과 만성으로 나눠 설명한다. 급성의 경우 전체 녹내장 환자 중 약 10% 정도의 비율로 발병한다. 갑작스러운 안압 상승으로 시력 감소, 두통, 충혈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되는데 통증이 심해 응급실로 내원하게 된다.

정상인 시신경 섬유층. 박 씨의 시신경 섬유층.

이외 90%의 녹내장은 시신경이 서서히 손상되기에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다. 중증도가 심해져야 시야 장애 및 시력 저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 땐 거의 말기까지 진행된 상태라 치료가 어렵다. 녹내장의 정확한 진단은 안압 측정, 시야 검사, 시신경 단층 촬영검사, 망막 시신경 섬유층촬영 검사 등을 통해 가능하다.

급성 녹내장 치료는 빠르게 안압을 낮춰 시신경을 보존하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안약을 점안하거나 안압하강제, 고삼투압제 정맥주사 등이 대표적이다. 안압 조절에 차도가 없는 경우 레이저 치료나 녹내장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성 녹내장의 경우 대부분 안약 치료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녹내장 치료나 수술이 손상된 시신경의 회복까지는 돕지 못한다. 안압의 조절로 녹내장 진행을 늦추고 잔존 시신경을 최대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줄 뿐이다. 녹내장으로 인한 실명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조기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다. 정기적인 안 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만 40세 이상이라면 해마다 녹내장 여부를 확인하는 안 정밀검사가 필수다. 근시가 높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주기적인 안검진이 필요하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 건강하게 잘 사는 것이 중요해진 오늘날이다. 꾸준한 눈 관리로 건강한 시력을 오래도록 보존하시길 바란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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