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임금피크제 판결

박미현 2022. 5. 30. 00: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개인 사건이라도 영향이 전국적일 경우 법원은 보도자료를 내곤 하는데 5월 26일 대법원에서 '2017다292343 임금 사건'을 발표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에 재직했던 1955년 출생 노동자는 경영 효율을 이유로 도입한 임금피크제로 인해 만 55세부터 봉급이 줄었는데, 위법이라며 삭감 임금 차액을 청구한 사건이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임금피크제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다른 사건에 영향을 주게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개인 사건이라도 영향이 전국적일 경우 법원은 보도자료를 내곤 하는데 5월 26일 대법원에서 ‘2017다292343 임금 사건’을 발표했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에 재직했던 1955년 출생 노동자는 경영 효율을 이유로 도입한 임금피크제로 인해 만 55세부터 봉급이 줄었는데, 위법이라며 삭감 임금 차액을 청구한 사건이다. 대법원은 임금을 차별할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기 때문에 단순히 연령을 이유로 차별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이 회사의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를 요약하면 첫째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이 경영 차원이라고 하나 합당한 사유로 보기 어려웠다. 둘째 임금이 일시에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지만 적정한 조치가 강구되지 않았다. 셋째 봉급은 삭감됐지만 부여된 업무 목표 수준이나 내용에는 차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만 55세 이상자 업무 목표 달성이 만51~54세보다 높은 것이 일례다.

임금피크제 관련 판결은 작년 9월 서울고등법원에서도 있었다. 학습지 도소매업과 교육을 하는 회사로 직급정년제까지 도입된 곳이다. 2009년 정년을 2년 연장하면서 1차 임금피크제를 시행했는데 80%를 시작으로 60% 수준 급여를 지급했다. 2011년에는 10%p 더 삭감률을 높이는 2차 임금피크제로 강화했다. 서울고법은 상당한 비율의 임금 삭감이 개인에게 10여년간 적용되는 이 회사 취업규칙 개정은 선량한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으로 무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근로의 질이나 양과는 무관하게 오로지 ‘일정한 연령’과 ‘승급 대상 누락’ 여부만 따진 임금 삭감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판사가 판결문에서 판단 근거를 충분히 밝혀놓는 행위는 법적 논리가 그만큼 체계화돼 간다는 점을 보여주는 바로미터이다. 무리한 법 해석으로 법적 안정성을 침해하는지, 입법으로 해결해야 할 사안인지 등 심도있는 법이론적 논의를 하는 데도 긴요하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임금피크제를 놓고 법적 다툼을 벌이는 다른 사건에 영향을 주게 됐다. 임금피크제를 시행 중인 기업에서는 ‘합리성’ 여부의 상세한 기준을 얻은 셈이다. 박미현 논설실장

Copyright © 강원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