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고질 민원인은 경청이 필요한 사람들"..일선 지자체 간부의 대응 비법

이상휼 기자 입력 2022. 5. 29.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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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인 응대 경험이 풍부한 일선 지자체 고위 공무원이 자신이 겪은 일화 등을 사례로 들어 난감한 민원인 대응법을 소개했다.

경기 남양주시 용석만 농업기술센터소장(4급)은 29일 자신의 SNS에 연재 중인 '농업기술센터소장의 일기' 50번째 이야기를 통해 남양주,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 유명 고질적 민원인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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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시 용석만 국장 "팀장 이상 간부들이 대화해야"
"악성 민원인의 말도 들어줄 필요 있지만 때론 가차없이 거절해야"
악성 민원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법을 훈련하는 모습 2022.5.9 © News1 (자료사진)

(경기=뉴스1) 이상휼 기자 = 민원인 응대 경험이 풍부한 일선 지자체 고위 공무원이 자신이 겪은 일화 등을 사례로 들어 난감한 민원인 대응법을 소개했다.

경기 남양주시 용석만 농업기술센터소장(4급)은 29일 자신의 SNS에 연재 중인 '농업기술센터소장의 일기' 50번째 이야기를 통해 남양주, 의정부, 양주, 동두천, 연천 등 경기북부지역 유명 고질적 민원인들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A시의 '빨간 모자', B시의 '엉덩이', C시의 '뻐꾸기', D군의 '민들레', E시 '000 할아버지'로 불리는 인물들은 경기북부의 '레전드 고질 민원인'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고령이라 활동하지 않는 민원인들이지만 그가 설명한 이들의 행태는 기상천외하다.

용 소장에 따르면 A시의 '빨간 모자'라는 민원인은 민원이라기보다는 시비를 걸었다고 한다. 빨간 모자는 보건소에 방문했을 때 '한 번에 알아보지 못했다'는 이유로 질타하고 보건소장을 찾아가서 반나절 악다구니를 하다가 시청 감사과에 전화를 걸어 징계를 주라고 하는 방식을 취한다.

B시의 '엉덩이'는 불만이 있으면 시장실이나 부시장실에 들어가서 하의를 내려 변을 보는 척했다고 한다. 청사 방호원이 접근할 수 없도록 진짜 변을 보기도 한다. 장애인 담당 팀장을 여성으로 발령을 내면서 이러한 행태는 중단됐다고 한다. 이 남자가 나타나서 바지를 내리고 엉덩이를 보이는 순간 여성 팀장이 기겁하는 모습을 보인 이후 사라졌다고 한다.

C시의 '뻐꾸기'는 계절성 민원이어서 붙여진 별칭이ㅣ다.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잠잠하다가 봄이 되면 시작해 여름이 끝날 때까지 공무원들을 괴롭혔다. 가로수 가지를 예쁘게 자르지 않았다. 가로등이 너무 밝아서 잠이 오지 않는다. 바람이 불어서 창문이 깨졌는데 보상을 해달라는 등의 어거지 민원이었다고 한다. 뻐꾸기처럼 나타났다가 뻐꾸기처럼 울부짖다가 사라지는 사람이라 붙은 별칭이다.

D군의 민들레는 중년 여성인데 군청이나 읍면사무소 아무 부서나 전화해 남성 직원이 받으면 끊고 여성 직원이 받으면 무조건 욕을 했다. 주로 이웃에 대한 험담을 했으며 조용필의 노래 일편단심 민들레를 부르며 흐느끼기 일쑤였다고 한다. 다만 그 여성의 얼굴을 본 공무원이 없어 '여자 귀신'이라는 소문도 돌았다고 한다.

E시의 '000 할아버지'는 처음 보는 직원에게는 친할아버니 이상으로 잘 대해주다가 감정이 변하면 철천지원수로 돌변했다고 한다. 시장실, 읍장실, 면장실, 동장실에 찾아가서 무고하는 수법을 썼다. '내가 양말 두 켤레를 사주었다', '사탕 한 봉지를 얻어먹고도 모르는 척한다'는 내용으로 공무원들을 괴롭혔다고 한다.

용 소장은 이 같은 사례를 나열한 뒤 "악질 민원인의 공통점이 있다. 처음부터 고질, 악질이 아니었다. 이들도 처음에는 평범한 사람들이었는데 자신들이 무시 당한 순간부터 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들이 악질 민원인으로 변하는 순간은 이들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공무원이 없고 무시 당한다는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며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면 모두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이야기가 장황하고 길게 늘어진다는 특징은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륜과 연륜이 짧은 공무원들이 이들에게 걸려들면 쩔쩔매기 일쑤다. 고질 악질 민원은 팀장·과장·국장들이 대응해야 한다"며 "말이 되는 이야기는 인정해주고 말이 되지 않는 어거지는 가차없이 잘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실무자에 비해 시간과 심적으로 여유가 있는 직위에 있는 팀장 이상이 느긋하게 응대를 하면 실무자들이 좀 더 편하게 업무를 볼 수 있다. 앳된 갓 입사한 공무원들에 비해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참는자에게는 복이온다 하지만 너무 참아서 병이오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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