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벽 거미손 통곡의 벽 울리다
쿠르투아, 9차례 슈퍼세이브 ‘눈부신 선방’…올리버 칸·판데르 사르 이어 역대 세번째 ‘골키퍼 MVP’ 등극
무수히 쏟아진 슈팅을 홀로 막아선 골키퍼의 손이 우승의 향방을 갈랐다. 그동안 인정받지 못해 마음고생 많았던 골키퍼 티보 쿠르투아(30·레알 마드리드)가 팀을 14번째 유럽 정상에 올려놓고 마음껏 포효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29일 프랑스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1~2022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 후반 14분 터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2017~2018시즌 리버풀을 제압하고 13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레알 마드리드는 4년 만에 오른 이번 결승에서 또 리버풀을 꺾고 팀 통산 14번째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더해 더블도 완성했다. 반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리그컵 우승을 차지한 리버풀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치면서 트레블에 실패했다.
결승골은 비니시우스가 넣었지만, 주인공은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쿠르투아였다. 쿠르투아는 이날 총 9차례 선방으로 리버풀의 파상 공세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9차례 선방은 2003~2004시즌 이후 챔피언스리그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리버풀에 슈팅(23-3)과 유효 슈팅(9-1)에서 일방적인 우위를 내줬다. 대패했을 경기를 쿠르투아가 승리로 이끌었다. 쿠르투아는 특히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 무함마드 살라흐가 후반 시도한 3차례의 결정적인 슈팅을 전부 막아내며 리버풀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살라흐는 슈팅이 연달아 막히자 화를 터뜨리기도 했다.
쿠르투아는 경기 뒤 결승전 최우수선수(MVP)에 해당하는 ‘플레이스테이션 플레이어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골키퍼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MVP에 선정된 것은 2000~2001시즌 올리버 칸(당시 바이에른 뮌헨), 2007~2008시즌 에드윈 판데르 사르(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이어 쿠르투아가 역대 3번째다. 당시 칸과 판데르 사르는 골키퍼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는 승부차기까지 가서 우승을 이끈 반면, 쿠르투아는 정규시간 90분만 치르고도 MVP를 거머쥐었다.
쿠르투아는 2017~2018시즌 후 첼시(잉글랜드)를 떠나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할 때 이적료만 3500만파운드(약 554억원)였다.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골키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몸값이 비난과 비례했다. 첼시 시절에는 수비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고군분투해도 극성스러운 잉글랜드 팬들에게 시달렸고, 이적 후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팀 레알 마드리드에서 그처럼 높은 몸값을 받는다는 사실이 항상 굴레가 됐다.
레알 마드리드를 올 시즌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올려놓으며 그 한을 털어낸 쿠르투아는 “잉글랜드에서는 크게 인정을 못 받았던 것 같다.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도 많은 비난을 받았다”며 “나의 경력을 위해서도 오늘 승리가 정말 필요했다. 이제 내 이름을 주위에서도 더 인정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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