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NG, T1 꺾고 2022 MSI 우승 '역대 최다 기록'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2022 리그 오브 레전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이하 MSI)의 대장정이 중국 대표 'Royal Never Give Up(이하 RNG)'의 우승으로 종료됐다.
MSI 개최 지역 소속 팀은 결승전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징크스를 깨고 5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오른 T1은 5세트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를 펼쳤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2022 MSI 우승컵은 두 팀 모두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2016, 2017 시즌 트로피를 거머쥔 T1과 2018, 2021 챔피언인 RNG 모두 MSI 2회 우승으로 공동 선두이기에 사상 첫 MSI 3회 우승팀이라는 단독 위업을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팀은 이날 경기에서 결승전다운 수준 높은 경기를 펼쳤다. 1세트에서 T1은 킬 스코어에서 다소 밀렸지만 제이스, 녹턴, 아지르, 케이틀린, 모르가나 조합으로 타워를 빠르게 철거하면서 글로벌 골드를 유리하게 이끌어갔다.
RNG는 드래곤 스택을 빠르게 쌓아가며 T1을 압박했다. 그 과정에서 RNG가 킬을 쟁취하기 시작했고 그웬과 트리스트나의 급성장으로 다급해진 T1은 한타를 제대로 성립시킬 수 없는 상황까지 몰렸다.
결국 드래곤 4스택을 내준 T1은 마지막 희망인 바론 버스트를 시도했지만 텔레포트를 보유했던 그웬과 갈리오에 의해 빠르게 저지당했다. RNG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T1의 넥서스를 파괴하면서 승리를 챙겼다.
2세트는 T1의 압살이었다. 경기 초반부터 탑 라인에서의 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졌다. 나르 '빈' 선수를 상대로 갱플랭크를 선택한 '제우스' 최우제가 초반부터 양보없이 경합했다.
두 선수 모두 점멸이 소모된 상태에서 '웨이'의 비에고가 빠른 갱킹을 통해 갱플랭크를 잡으면서 첫 킬을 달성했다. 이후에도 비에고가 지속적으로 탑을 공략해 갱플랭크의 위기가 찾아왔다.
이를 받아치기 위해 '오너'의 오공과 '페이커'의 리산드라가 지원했다. 이 순간 갱플랭크가 슈퍼 플레이로 나르를 잡아냈고 도착한 아군과 함께 비에고까지 잡아내며 큰 득점을 올렸다. 연이은 난전 가운데 '구마유시'의 징크스가 '갈라'의 자야와의 1대1 싸움에서 환상적인 컨트롤로 킬 스코어를 벌렸다.
주도권을 쥐고 있던 T1은 드래곤을 하나씩 챙기기 시작했고 기세를 몰아 바텀 라인 2차 타워까지 밀어냈다. 위기가 없진 않았다. 미드 라인에서 오공과 갱플랭크가 RNG의 기습으로 죽게 됐고 RNG는 그 즉시 바론을 향해 달렸다.
3대5 상황이라 바론을 RNG에게 내줄 가능성이 높았던 T1의 위기를 파훼한 선수는 '페이커'였다. 절묘한 타이밍에 바론 둥지로 상대를 얼리고 징크스가 그 순간에 폭발적인 딜을 퍼부으며 대승을 이끌었고 이후 드래곤 한타까지 승리하면서 RNG의 넥서스를 파괴해 스코어를 동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는 '웨이'의 비에고가 초반부터 '오너'의 오공을 괴롭히기 위해 적진으로 들어갔다. 페이커의 '아리'가 도움을 주기 위해 도착했지만 결국 오공이 잡히면서 정글과의 격차를 크게 벌어졌다.
RNG는 스노우볼을 꼼꼼하게 굴려갔다. 바텀에서 '밍'의 브라움이 잡히긴 했지만 미드, 정글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쥐고 있었던 RNG는 리산드라가 먼저 6레벨을 달성하는 타이밍에 다이브를 시도해 아리를 잡아냈다.
'갈라'의 이즈리얼이 '구마유시'의 아펠리오스를 상대로 솔로 킬을 달성하면서 T1의 상황은 계속 악화됐다. 워낙 격차가 벌어져 있던 탓에 T1은 전령 앞 한타로 변수 창출을 유도했지만, 이즈리얼이 합류하지 않았는 데도 크게 패배했다.
결국 T1이 한타를 피하면서 기습으로 어떻게든 이득을 취하려고 시도했다. T1의 노림수를 읽은 RNG는 이를 계속 차단했고 챔피언의 성장 격차를 극복하지 못한 T1은 RNG에게 다시 1세트를 내주게 됐다.
RNG의 매치 포인트가 될 수 있는 4세트에선 T1의 집중력이 빛을 발했다.
이번에도 탑 라인에서의 전투가 초반부터 치열했다. '오너'의 오공이 갱킹으로 '빈'의 카밀을 위협했지만 아쉽게도 킬로 이어지진 않았다. 하지만 '제우스'의 나르가 카밀이 없는 동안 성장 차이를 벌려 글로벌 골드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킬 스코어는 RNG가 1대0으로 이기고 있었으나 T1은 전령을 통한 빠른 타워 철거로 글로벌 골드를 앞서갔다. 1세트와 다른 점은 드래곤 스택을 T1이 양보하지 않은 것이다.
킬을 나오지 않았지만 T1은 이미 자신들이 주도권을 쟁취했다고 판단한 덕분인지 자신감이 경기에 드러났다. RNG는 '케리아'의 탐켄치가 고립된 순간을 놓치지 않고 킬로 연결해 역전의 기회를 노렸다.
이후 큰 교전은 발생하지 않고 서로가 성장의 시간을 가졌다. RNG가 카밀을 강제적으로 성장시켜 강제 이니시에이팅으로 상황을 반전시키려고 했기에 T1도 섣불리 나설 수 없었다. 경기의 결과를 판가름할 드래곤 한타에선 T1의 집중력이 RNG를 압도했고 결국 세트 스코어를 2대2로 만들어 냈는데 성공했다.
외나무 다리까지 온 두 팀. 레드 진영으로 시작한 T1은 제이스, 오공, 아리, 진, 유미라는 변칙적인 조합을 꺼내들었다.
RNG도 T1 조합의 약점을 잘 간파했다. 바텀에선 시작부터 2대2 교전을 시도해 '케리아'의 유미를 잡아냈고 미드에선 '샤오후'의 리산드라가 '페이커'의 아리를 상대로 거세게 몰아부쳐 '웨이'의 리 신과 갱킹으로 아리를 잡아내는 데 성공했다.
킬 스코어와 글로벌 골드 모두 RNG가 앞서가는 상황. 이를 극복하기 위해 T1은 다이브를 시도하거나 기습적으로 킬을 노렸지만 승리의 여신은 T1에게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제우스가 킬을 올렸지만 '갈라의' 트리스타나가 프리 파밍으로 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RNG는 드래곤 스택으로 압박했다. 4스택을 주면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한 T1은 한타를 시도했지만 격차가 너무 큰 나머지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이었고 먼저 당한 싸움에서는 반격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글로벌 골드도 1만 가까이 벌어진 T1은 대지 드래곤 4스택을 앞세운 RNG의 공세에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었고 RNG는 결국 기세를 몰아 넥서스까지 파괴하면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한편, 이번 우승으로 '샤오후' 리유안하오 선수는 역대 최초 MSI 3회 우승한 선수라는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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