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아동보호는 미래에 대한 투자입니다"
전쟁·재난 탓 학업 중단 아이들
강제노동·조혼 등으로 내몰려
학교 시스템 복귀하기 어려워
루마니아에 ‘해피 버블 센터’
우크라 학생들 교육·치료 병행
종파 간 분쟁, 기후변화 등에 따른 재난으로 인해 전 세계 수많은 아이들이 교육 기회를 잃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대유행 사태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면서 더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야만 했다.
마르코 그라치아 국제월드비전 아동보호 및 비상사태 시 교육 글로벌 디렉터는 지난 26일 월드비전 서울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학업을 중단한 아이들은 강제노동, 조혼 등에 내몰린다”며 “오랜 기간 학교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육과 아동보호는 우리의 미래에 대한 투자이고, 아이들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면서 “교육을 통한 지속 가능한 미래는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라치아 디렉터는 지난 24일부터 이틀간 열린 비상사태 시 교육 인력 역량 강화 워크숍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비상사태 시 교육은 어떻게 하나.
“정규 교육은 물론 지역사회 기반 교육이나 온라인 보충학습을 통해 아이들이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재난의 영향을 받은 학교가 빨리 복구될 수 있게 지원하는 것뿐만 아니라 교사들을 훈련시키고 이들이 아이들에게 적합한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트라우마 치료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반복되는 자연재해 피해 회복을 위한 조기 경보 시스템도 운영 중이다. 에티오피아는 매해 가뭄에 시달리고 있고, 극심한 가뭄이 닥치면 아이들의 학교 중퇴율이 20%까지 오른다. 월드비전은 지난해부터 유니세프의 자금 지원을 받아 사전에 가뭄 피해를 예측하고, 특히 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과 학교에 미리 현금 및 교육 역량 강화 관련 지원을 하고 있다.”
-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우리는 최근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우크라이나어와 러시아어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해피 버블 센터’를 열었고, 이곳에서 심리치료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서는 먼저 학교를 단순히 교육만 제공하는 기관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월드비전은 주요 7개국(G7)에 세계 각국의 학교 급식 프로그램이 계속 제공될 수 있도록 관련 지원을 강화해달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학교는 아이들에게 영양을 공급하는 기관으로서도 역할을 할 수 있다.”
- 교육 중단은 어떤 악영향을 미치나.
“조혼, 강제노동은 말할 것도 없고 해당 지역사회나 국가의 경제력 약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 장기간 학교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다시 학교 시스템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각종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자연재해, 종파 분쟁이 빈번해지면서 사회·문화적 관습에 따라 아동, 장애인, 여성의 교육 접근권이 많이 약화될 수 있다.”
- 한국인들과 어떤 생각을 공유하고 싶은가.
“교육과 아동 보호에 대한 투자가 곧 미래에 대한 투자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았으면 좋겠다. 교육은 아이들이 더 나은 삶과 미래를 열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자연재해부터 종파 간 분쟁, 코로나19에 이르기까지 재난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아동 교육 관련해서 각국 정부가 협력해야 할 사안도 늘어나고 있다. 교육은 사회통합, 평화 구축에도 도움을 준다. 교육을 통한 지속 가능한 미래를 여는 것은 국제사회는 물론 지역사회가 이끌 수도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형태의 재난 위험을 미리 인지하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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