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노]칸이 선택한 '주변부'

이노성 기자 2022. 5. 29.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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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새벽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낭보가 날아왔습니다.

이날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도 주변부가 낳은 명작.

"우리는 주변부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주변부에서 새로운 중심을 만든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우리는 이를 '예테보리 버블'이라 부른다." 버블이란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허용된 사람들 내의 한 그룹을 말합니다.

'주변부' 부산에서 활동하는 제작사와 영화인들이 곧 칸에 설 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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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새벽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낭보가 날아왔습니다. ‘헤어질 결심’의 박찬욱 감독과 ‘브로커’에 출연한 배우 송강호가 감독상과 남우주연상을 각각 수상. ‘기생충’에 이어 우리나라가 세계 영화의 주변부에서 중심부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입니다.

이날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슬픔의 삼각형’도 주변부가 낳은 명작. 외스틀룬드는 2017년 ‘더 스퀘어’에 이어 5년 새 황금종려상을 두 번 받은 명감독. 그가 몸담은 제작사는 인구 60만의 스웨덴 항구도시 예테보리에 있는 ‘플랫폼 프로덕션’입니다.

지난해 11월 국제신문 정옥재 기자가 예테보리로 날아가 플랫폼 프로덕션의 성공 비결을 취재한 적이 있습니다. 공동 설립자인 악셀 다니엘슨은 “수도 스톡홀름이 모든 것을 갖춘 큰 군대라면 예테보리는 게릴라다. 우리는 혼자서 모든 것을 한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더 스퀘어’의 편집과 시나리오 창작 역시 외스틀룬드가 직접 했습니다. 외스틀룬드와 다니엘슨은 예테보리 영화학교 동문.

그들에게 ‘왜 스톡홀름이 아니라 예테보리에서 작업을 하느냐’고 다시 물었습니다. “우리는 주변부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주변부에서 새로운 중심을 만든다. 우리는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한다. 우리는 이를 ‘예테보리 버블’이라 부른다.” 버블이란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허용된 사람들 내의 한 그룹을 말합니다. ‘예테보리 버블’은 주변부에서 새로운 중심을 개척하는 영화인을 의미. 대자본이 요구하는 흥행공식에 얽매이지 않아 더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하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다니엘슨은 이런 말도 하더군요. “완전한 기회를 얻으려면 협력해서 삼각형(영화제·영화학교·제작사)의 가운데에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 논의의 중심은 사회 문제와도 결부돼야 한다.” 그래서인지 ‘슬픔의 삼각형’은 자본주의의 계급성을 날카롭게 풍자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부산도 예테보리처럼 부산국제영화제와 아시아영화학교를 갖고 있습니다. 작지만 강한 제작사도 매년 증가세입니다. ‘주변부’ 부산에서 활동하는 제작사와 영화인들이 곧 칸에 설 날을 기대합니다.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루벤 외스틀룬드(맨 오른쪽), 가운데가 수상작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 제작자 에릭 헴멘도르프, 왼쪽이 제작사 플랫폼 프로덕션 공동대표 악셀 다니엘슨.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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